LPG 수요 1000만톤 넘겼지만..수송용은 200만톤대로 '뚝'

김정유 2021. 5. 27.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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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용 LPG 수요 사상 처음 10%대 감소률 기록
수송용 수요 267만톤, 9년간 37%나 수요 줄어
업계 1톤 트럭 보급·개조시장 활성화 등에 기대
LPG충전소내 수소충전소 설치 등 정부 지원 필요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지난해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소비가 1000만t을 넘어섰지만, 오히려 수송용 수요는 사상 처음 200만t대로 떨어지면서 업계의 근심을 키우고 있다. 2019년 LPG 연료 사용제한이 폐지되면서 수요 확대가 기대됐던 수송용 LPG였지만 여전히 제도 개선에 대한 효과가 미미한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LPG차 보급 확대, LPG충전소 인프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PG 수요는 1033만4000t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0.3% 감소했다. 소폭 감소를 기록했지만, LPG 수요가 1000만t을 넘어섰던 2019년과 비슷한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LPG 중 프로판과 부탄의 수요 추이는 엇갈렸다. 지난해 가정·상업용, 도시가스 원료용, 석유화학 원료용으로 쓰이는 프로판 수요는 664만t으로 전년대비 6% 증가한 반면, 수송용이 대부분인 부탄의 수요는 369만4000t으로 9.8% 감소했다.

특히 부탄 수요 중에서도 수송용은 사상 처음 200만t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수송용 부탄 수요는 267만8000t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2.2% 줄었다. 지금까지 수송용 수요가 10% 이상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424만9000t이었던 수송용 수요는 매년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9년간 무려 36.9%나 줄었다.

코로나19 이후 석유화학 시황이 좋아지면서 석유화학용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LPG 업계가 확대하고자 노력 중인 수송용 시장은 퇴보하고 있다. 2019년 LPG 연료 사용제한이 폐지되면서 수송용 수요 확대를 기대했던 업계 입장에선 깊은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에선 LPG차 보급 확대, 충전소 인프라 지원 등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LPG 연료 사용제한 폐지 이후에도 LPG차 등록대수가 늘지 않자, 업계에선 1t 트럭 및 어린이통학차량, 개조시장 활성화 등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199만5739대로, 정점을 찍었던 2010년(245만5696대) 이후 매년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1t LPG 화물차 보급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경유차 운행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1t LPG 트럭에 보조금을 지급하면서다. 지난해 1t LPG트럭 신차 판매대수는 9057대로 전년대비 2.5배 증가했다.

한정철 한국LPG산업협회 상무는 최근 ‘국내 LPG산업 및 LPG자동차 보급 확대’ 보고서를 통해 “현재는 정부가 경유차를 폐지한 경우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등이 폐차 여부와 상관없이 새로 구매하는 경우에도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라며 “유사한 사례로 어린이 통학차량의 경우 올해 폐차 여부와 상관없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므로 정부 당국의 과감한 결단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LPG차 개조도 업계가 틈새시장으로 보고 있는 분야다. 완성차 업체들이 수소·전기차 등의 보급에 전력투구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LPG 신차 생산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개조시장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개조비 인하가 필수이며 개조차에 대한 신뢰성 확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부 예산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지난해 LPG 개조 차량 대수는 2286대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LPG업계는 LPG충전소내 수소충전소 융복합 건설 확대도 꾀하고 있다. 정부의 탈탄소 정책에 따라 수소충전소 확대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안전 규제 및 주민 수용성 문제 등으로 도심내 설치에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다. LPG업계에선 수소충전소 인프라 확보의 대안으로 전국에 약 2000개 설치돼 있는 LPG충전소를 활용해야 하다는 주장이다. 기존 LPG충전소는 주변시설물, 보호시설 등이 확보돼 있는데다, 고압가스 취급 경험도 많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LPG충전소에 대한 충분한 지원만 뒤따른다면 수소충전소 인프라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다.

국내 수송용 LPG(부탄) 수요 추이. (자료=한국석유공사, 단위=천t)

김정유 (thec9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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