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출액 629억3286만달러, 전년비 65.1%↑
전쟁 지속 및 中 수요 증가로 수급 타이트, 호황 지속
정유 3사 2021년 온실가스배출 증가...SK에너지만 감소
"감축기술 2028년부터 본격화, 현실적 목표설정 필요"

에쓰오일의 온산 석유화학 설비 모습.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의 온산 석유화학 설비 모습. 사진=에쓰오일

 

국내 정유사가 지난해 역대 가장 많은 수출액을 달성했다. 국제 가격 상승 및 러시아 물량 대체효과 영향을 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높은 경유가격 덕을 많이 봤다. 수급 밸런스와 러-우 전쟁 지속 상황을 감안하면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2018년의 온실가스 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어 감축 비중이 큰 정유업계로서는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2년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65.1% 증가한 629억3286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중량도 전년보다 9% 증가한 6465만9135t을 기록했다.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2012년 561억달러보다도 12%나 높은 수준이다.

월별 수출액은 1월 36억8100만달러, 2월 41억7600만달러, 3월 55억1500만달러, 4월 51억6900만달러, 5월 65억2500만달러, 6월 55억7900만달러, 7월 63억9300만달러, 8월 66억3200만달러, 9월 52억6400만달러, 10월 44억6200만달러, 11월 48억1600만달러, 12월 47억1900만달러이다.

지난해 2월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유럽이 러시아 석유 수입을 대부분 중단하면서 수급이 타이트해져 제품 가격이 훨씬 더 높게 오른 영향을 많이 봤다.

지난해 월평균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월 84달러, 2월 92달러, 3월 111달러, 4월 103달러, 5월 108달러, 6월 113달러, 7월 103달러, 8월 97달러, 9월 91달러, 10월 91달러, 11월 86달러, 12월 77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 수송연료로 많이 쓰이는 경유(황함량 0.001%)의 국제가격은 배럴당 1월 99달러, 2월 111달러, 3월 142달러, 4월 149달러, 5월 153달러, 6월 177달러, 7월 145달러, 8월 140달러, 9월 129달러, 10월 137달러, 11월 128달러, 12월 114달러로 원유가격보다 상당히 높게 형성됐다.

지난해 석유제품 생산량도 전년보다 6.9% 증가한 12억4399만배럴을 기록했다.


올해 우리나라 정유업 호황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선진국의 경기 둔화 및 침체가 예상되지만 글로벌 전체적으로는 2% 초반대의 경제성장이 예상되고 러-우 전쟁 지속으로 유럽의 러시아 대체 수요가 여전하며 중국의 제로코로나 중단으로 석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세계 석유수요가 전년보다 하루 220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22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정유업계 이익을 가늠할 수 있는 정제마진도 지난해 9월 배럴당 1~2달러까지 떨어졌다가 올해 들어 9~10달러로 양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정유사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단위 : tCO₂eq) 전년比 증가율
SK에너지 670만4092 3.1% 감소
GS칼텍스 845만6147 8.6% 증가
에쓰오일 1003만6497 4.8% 증가
현대오일뱅크 751만609 9.8% 증가

 

그러나 정유업계는 이 상황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이 많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온실가스 배출량도 늘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감축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명세서 배출량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정유 4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SK에너지 670만4092tCO₂eq(전년 대비 3.1% 감소), GS칼텍스 845만6147tCO₂eq(8.6% 증가), 에쓰오일 1003만6497tCO₂eq(4.8% 증가), 현대오일뱅크 751만609tCO₂eq(9.8% 증가)이다. 배출량은 에쓰오일이 가장 많고, 현대오일뱅크의 증가율이 가장 높으며, 유일하게 SK에너지만 감소했다.

SK에너지만 배출량이 감소한 것을 두고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가동률을 조정한게 아니냐는 추정도 나왔다.

SK에너지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화학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9년 대비 2025년까지 25% 감축, 2030년까지 51% 감축하고 2050년 이전에 넷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SK에너지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위해 전혀 의도적으로 가동률을 조정하지 않았다"며 "천연가스로 연료 전환과 공정 효율화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에서는 온실가스가 실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현실적인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정부의 산업부문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과하게 잡힌 면이 있다. 에너지 수요는 2030년 이후로도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석유산업의 온실가스 감축 기술은 2028년 즈음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정유업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완만히 감소하다 2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감소하는 곡선그래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4기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이 시작되는 2026년부터 유상할당 비중이 더 커지기 때문에 앞으로정유업계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상할당 비율은 1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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