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유 가격 휘발유 넘어...밀가루 가격 오르며 물가 상승 부채질
정부·한은 정책 공조...한은 총재 "빅스텝 완전히 배제치 않았다"
16일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한결 기자] 최근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고 밀가루 가격도 지속적으로 오르며 국내 물가 상승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경유와 밀가루 가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우선 과제로 국내 물가 안정을 내세웠다. 또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완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경유 가격이 2008년 7월 이후로 가장 비싼 가격을 기록함과 동시에 2008년 6월 이후로 처음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는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며 러시아산 석유 공급 문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가 시작되고 러시아 역시 자국 내에서 생산하는 원자재를 비우호국들에게 수출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유럽의 경유 수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유럽의 국가들이 러시아를 제외한 타 국가에서 경유를 수급하게 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경유 가격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경유 가격 상승이 국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유는 물류를 운송하는 화물차와 버스, 농기계, 건설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경유 가격이 오르면 운송업계는 물론 농업과 건설업 등의 관련 산업까지 여파가 미쳐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하반기의 경우 화물차 요소수 파동이 물류대란까지 갔던 경우도 있다.

여기에 밀가루 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되며 밀 등 곡물에 대한 공급 부족에 이어 세계 2위 밀 생산국인 인도가 밀 수출 금지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인도로부터 수입하는 밀의 양이 많지 않지만 장기적으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경제장관간담회를 통해 경유 유가연동보조금의 지급 기준 인하를 결정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신 국민의 민생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야말로 새 정부 경제팀의 최우선 당면과제"라며 "밀가루 가격 안정, 경유 가격 부담 완화 등을 포함한 물가 및 민생 안정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과제 발굴에 모두 함께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역시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이 예정된 가운데 역대급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지난달에 이어 두달 연속 금리 인상해 물가 안정이란 최우선 과제에 발을 맞출 예정이다. 다만 윤 정부가 약 35조원에 달하는 추경 예산안을 편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은 더욱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준 금리 인상에 대해 “미 연준과 같은 0.50%포인트 빅스텝 인상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국내 물가 상승이 어떻게 변화할지, 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좀 더 지켜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며 물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빅스텝으로 나설 수 있음을 내비쳤다.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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