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경유 초강세..하반기에도 상승곡선 이어질까

조인영 2022. 5. 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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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EIA 등 올해 석유 수요 하향 조정..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 전망 반영
글로벌 이동량 증가 및 정유 설비 투자 감소로 하반기 마진 견조 관측도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도시 봉쇄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기관들이 올해 석유 수요를 두 달 연속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제 위축 우려로 석유제품 수요도 그만큼 감소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둔 것이다. 다만 여행 규제 완화 및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등으로 인한 경질유(휘발유, 등·경유) 중심 소비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5월 보고서(MOMR)를 통해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1억29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개월 연속 전망치를 내려잡은 것으로, 3월 1억91만 배럴에서 총 62만 배럴 하향 조정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봉쇄가 예상 보다 길어지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급망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점 등이 고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같은 이중고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압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OPEC은 "2022년 석유 수요는 글로벌 GDP(국내총생산) 잠재 하락과 중국에서의 오미크론 변종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WTO는 4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GDP 규모 성장률을 2.8%로 내려 잡았다. 러-우 전쟁 전에는 4.1%를 내놨으나 1.3%p 깎았다. 팬데믹과 전쟁이 글로벌 성장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중국의 4월 소매 판매도 전년 동월과 비교해 11.1% 감소했으며, 같은 달 산업생산도 2.9% 줄었다.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국가 봉쇄·통제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도 이달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석유 수요를 하루 평균 9961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전망치(9980만 배럴)와 비교해 0.2% 내린 수치다.


아울러 내년 석유 수요도 이전 전망치 보다 18만 배럴 내린 1억155만 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대부분의 글로벌 전망 기관들이 각국의 금융·정책 및 중국 봉쇄 조치,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위기를 고려해 석유 수요 전망치를 내려 잡으면서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은 5월 셋째주 현재 배럴당 20달러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 제품을 만들어 팔 때, 얼마만큼 이익을 남길 수 있느냐는 것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정제마진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특히 러시아발 공급망 위축 우려로 석유제품 수요가 몰리면서 등·경유 정제마진은 올해 들어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5월 경유(디젤) 정제마진은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섰다. 등유는 40달러에 육박하고 있으며 휘발유(가솔린)는 3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위기가 석유제품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에 따른 여객 수 증가,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 호재 등으로 하반기에도 고마진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여기에 탈(脫)탄소 기조로 글로벌 정유 시설 투자 감소 및 폐쇄 등이 이어지면서 정유사들의 수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IHS은 올해 석유제품 수요 증가량이 240만 배럴~370만 배럴을 나타내는 반면, 설비 순증설은 130만 배럴 수준에 불과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수요 증가량 역시 190만 배럴~240만 배럴로 견조하지만 설비 순증설은 140만 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호재를 고려하면 중국, 러시아-우크라이나 등 대내외 리스크에도 정유 사업은 하반기에도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다.


삼성증권은 "정제마진 변동성이 높기는 하지만 글로벌 정유업체의 제한적인 증설과 단기 공급타이트를 해소할 만한 요인이 충분하지 않아 고마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러시아 전쟁·제재 종료까지는 정제마진 초강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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