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증시에서 정유주 뜨거운 이유는?

한동희 기자 입력 2022. 5.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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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투자가들이 올 들어 계속 '팔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정유주에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과 석유제품 공급 차질로 정제 마진(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 내 석유 공급 차질, 신규 정유 설비 부재로 등유·경유 마진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우호적인 수급 환경에 따라 연간 정제 마진 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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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에 정제마진 치솟고
러 원유 대신 공급처 다변화 장점
'셀코리아' 外人, 정유주는 사들여
이달 GS 6%·S-Oil 4% 상승세
[서울경제]

외국인투자가들이 올 들어 계속 ‘팔자’세를 유지하면서도 정유주에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과 석유제품 공급 차질로 정제 마진(정유사의 수익성 지표)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계속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는 중국·인도 등 다른 아시아 정유사와 달리 공급처를 유연하게 바꿀 수 있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매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GS(078930)칼텍스의 모회사인 GS는 이달 들어 주가가 6.48% 올랐다. 미국의 금리 인상 드라이브와 고물가 충격에 글로벌 증시가 출렁이는 와중에도 좋은 흐름을 보인 것이다. S-Oil(010950)도 같은 기간 4.78% 상승했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4.87% 하락했지만 배터리셀 제조 자회사인 SK온 때문에 성장주로 묶이며 약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유주가 ‘후끈’ 달아오른 것은 외국인투자가들의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 컸다. 지난 한 달간 외국인은 S-Oil을 2120억 원어치 사들였다. 순매수 상위 종목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외국인은 장바구니에 SK이노베이션과 GS도 각각 720억 원, 230억 원 담았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한 국제 유가가 주가 반등을 촉발했고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라 정제 마진이 늘어나자 본격적인 상승 랠리가 시작됐다. 2월 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경제제재를 받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용량의 절반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에너지 가격 급등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13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4.11% 상승한 110.49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3.82% 상승한 배럴당 111.55달러에 거래됐다.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되며 항공유·등유·경유 등 석유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잠잠하던 정제 마진도 치솟고 있다. 지난해 배럴당 5.3달러 수준이던 정제 마진은 올해 1분기 12.6달러, 2분기 23.5달러로 급등했다. 정제 마진은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해 휘발유·경유 등의 석유제품을 만들어 팔 때 얼마만큼 이익을 남길 수 있느냐는 것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정제 마진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의 등유·경유 생산 비중은 55%로 미국 정유사(37%)들을 크게 앞지른다. 또한 수출 비중이 50%에 달하기 때문에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국면에서 유연하게 수입처와 수출처를 다변화하며 대처하는 게 가능하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유럽 내 석유 공급 차질, 신규 정유 설비 부재로 등유·경유 마진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우호적인 수급 환경에 따라 연간 정제 마진 강세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국내 정유사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ESG 관점에서 다른 아시아 정유사들을 압도할 수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일부 정유사들은 러시아 원유를 암암리에 도입하고 있으며 인도는 올해 3~6월에 걸쳐 계약한 러시아 원유 구매 물량이 2021년 전체 수입 물량보다 많다”며 “외국인투자가 입장에서는 ESG 관점에서 중국·인도 정유사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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