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유가 효과' 계속될까..정제마진 살짝 아쉽네

조인영 입력 2021. 6. 18. 06:00 수정 2021. 6. 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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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치솟던 유가 2Q에도 '고공행진'..정유사, 재고평가이익↑
연말까지 '유가 효과' 가능성도..하반기 제품 수요 회복세 '관건'
국내 정유4사 로고ⓒ각사

기대 이상의 유가 상승으로 국내 정유사들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재고평가이익을 거둘 전망이다. 다만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 개선세가 아직 미미한 탓에 정유사들이 원하는 '질적 개선'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3590억원이다. 지난 4월 추정한 영업이익 1959억원 보다 83.3%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의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2252억원에서 3726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 역시 당초 기대치를 상회하는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는 것은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16일 기준 배럴당 평균 73.1달러를 기록했다. WTI(서부텍사스유) 가격은 72.2달러로 4월 초 61.5달러 보다 10.7달러(17.4%) 올랐다.


두바이유는 11.3달러(18.3%) 많은 72.8달러, 브렌트유는 9.5달러(14.7%) 상승한 74.4달러다. 3월 말 6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가 6월 현재 70달러를 넘어서면서 정유사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재고평가이익을 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재고평가이익은 원유 구입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차이를 통해 올리는 수익을 말한다.


정유사는 원유를 매입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통상 2~3개월 후에 판매하기 때문에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상대적으로 싸게 산 원유 비축분의 가치가 올라 이익을 본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원유 평균 가격이 오른 만큼 정유사들은 이익을 볼 전망이다.


실제 1분기 6292억원을 기록한 에쓰오일의 경우 정유 부문에서 '유가 효과'로 2500억원의 재고평가이익을 거뒀다. 1분기 4128억원의 영업흑자를 낸 현대오일뱅크의 재고관련이익은 1500억원이었다.


다만 재고평가이익은 일회성 이슈이기 때문에, 수익 개선에 한계가 있다. 정유사들은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손익분기점(BEP) 수준으로 올라와야만 안정적인 회복 기조에 들어선 것으로 본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뺀 가격을 말한다. 쉽게 말해 원유를 수입한 후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의 석유 제품을 만들어 팔 때, 얼마만큼 이익을 남길 수 있느냐는 것으로, 통상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정제마진 BEP로 판단한다.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지난해 초 코로나 확산 이후 4월부터 7월까지 마이너스를 지속하다 같은 해 8월에야 플러스로 돌아섰다. 그러나 수요가 개선되지 못해 아직까지도 1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역마진이 지속되는 상황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여전히 낮음을 보여준다.


만일 석유제품 수요 증가 없이 원유값만 올라간다면 정유사들은 연말까지 '유가 효과'만 기대해야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더욱이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자칫 원유 구매 부담만 높아지게 되면 마진(제품-원유 가격차이)이 떨어져 수익성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들은 유가 상승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비톨, 글렌코어, 골드만삭스 등 다국적 무역회사 및 금융기관 등은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이 기존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로 바뀌면서 '100달러 유가 시대'가 현실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정유사들은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부터는 석유 제품 판매 증가, 정제마진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주요 에너지 기관들도 글로벌 석유 수요 전망을 일제히 상향 조정하며 수요 회복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정유사들은 2분기 재고평가이익을 어느 정도 보게 될 것"이라며 "석유 제품 수요가 회복되고 정제마진이 상승하는 '선순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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