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주유소 정말 알뜰했나.. 10년 효과는

이한듬 기자 2021. 6. 1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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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알뜰주유소, 시장 안정 구원투수냐 계륵이냐①] 기름값 낮추려 도입했으나 실효성 의문

[편집자주]저렴한 기름값으로 국민 편익을 향상하겠다며 도입된 알뜰주유소는 국내 주유소의 10.4%를 차지하고 있다. 알뜰주유소가 유류값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건 지난 10년 동안 통계를 통해 증명됐다. 하지만 정부의 알뜰주유소 운영에 친환경 차량 확대 정책 등이 더해져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일반 주유소는 ‘역차별’이라고 호소하며 정책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로 도입 10년째를 맞은 알뜰주유소의 명암을 짚어본다.

서울 강서구의 한 알뜰주유소. / 사진=뉴스1 허경 기자
올해로 도입 10년을 맞은 ‘알뜰주유소’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유통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석유제품 가격을 낮춰 가계 부담을 완화하려 도입됐지만 정부가 당초 공언했던 ‘ℓ당 100원 싼 가격’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접근성도 떨어지는 데다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견해도 있어 알뜰주유소의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따라붙고 있다.


알뜰주유소 도입 배경은


알뜰주유소는 국제유가가 상승 흐름을 타던 2011년 도입된 제도다. 한국은 원유를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 국제유가 등락에 따라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당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뛰면서 국내 기름값도 휘발유 기준 ℓ당 2000원을 넘어서는 등 고공 상승세가 이어졌다.

게다가 국내 정유 시장은 SK이노베이션·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 ‘빅4’의 과점 상태라 가격 정보 비대칭성과 정유사와 주유소의 도·소매 마진 적정성 등에 대한 논란도 함께 일었다. 소비자 불만이 극에 달하자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기름값이 묘하다”고 지적했고 정부는 석유제품 유통 경쟁을 활성화해 소비자 가격을 인하하는 대책으로 알뜰주유소를 도입하기에 이르렀다.

일반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각자 필요한 만큼 기름을 구매해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반면 알뜰주유소는 공기업인 한국석유공사가 전체 알뜰주유소에 필요한 기름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훨씬 낮은 단가에 기름을 사 올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은 만큼 소비자에게도 낮은 가격으로 기름을 판매할 수 있다.

지난 5월28일 한국주유소협회가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주유소업계 생존권 보장과 불공정한 알뜰정책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사진=한국주유소협회
정부는 알뜰주유소에서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100원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목적을 표명했다. 이를 통해 일반 주유소의 할인 경쟁을 유도해 전체 기름값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정부가 구축하기로 계획한 알뜰주유소 지점은 전국에 총 1300개 이상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는 정책 시행 초반 알뜰주유소에 재산세 50%를 감면하는 등 세제 혜택을 주고 특별세액 감면율도 20%로 정했다. 일반 주유소에서 알뜰주유소로 바꿀 경우 1업소 당 3000만원가량 지원금도 줬다.

파격적인 지원에 힘입어 알뜰주유소는 2011년 12월 1호점이 개점된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15년 전국 1000개를 넘어섰고 2021년 6월 현재 1235개다.



‘100원 싼’ 주유소, 현실은?


하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일반 주유소보다 가격이 저렴한 것은 맞지만 소비자가 크게 차별성을 체감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6월7일 기준 정유 4사가 운영하는 일반 주유소의 기름값은 ℓ당 평균 ▲고급 휘발유 1798.34원 ▲보통 휘발유 1566.47원 ▲자동차용 경유 1363.50원이다. 같은 날 기준 알뜰주유소 기름값은 ▲고급 휘발유 1753.75원 ▲보통 휘발유 1534.65원 ▲자동차용 경유 1329.63원이다.

일반 주유소와 알뜰주유소의 가격 차이는 ▲고급 휘발유 44.59원 ▲보통 휘발유 31.82원 ▲자동차용 경유 33.87원 등으로 정부가 알뜰 주유소 출범 당시 목표로 했던 ‘ℓ당 100원 싼 가격’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모습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알뜰주유소 도입 초기에는 기름 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이후 미국의 셰일가스 혁명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 세계적인 석탄에너지 감축 정책 등 여파로 국제유가가 낮아졌다”며 “이로 인해 국제유가가 고점을 찍던 당시 도입된 알뜰주유소 정책의 차별성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접근성도 떨어진다. 서울 지역 내 알뜰주유소는 ▲강서구 4개 ▲금천구 2개 ▲관악·서초·성북·양천·영등포·중구 각 1개 등 총 12개로 전체의 1%에도 못 미친다.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굳이 다른지역으로 알뜰주유소를 찾아 나설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탈(脫) 석탄을 추구하는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내연기관차 규제를 강화하고 전기·수소차 전환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석유 제품 공급 시장에 직접 개입해 특정 주유소에 저렴한 가격으로 혜택을 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부의 의도적인 가격 조정이 일반주유소에 대한 차별이라는 문제제기로 번지면서 업계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유기준 한국주유소협회 회장은 “정부가 정말로 국민에게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하고자 한다면 일부 알뜰주유소만 특혜를 줄 것이 아니라 모든 주유소를 알뜰주유소로 전환해 공정하게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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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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