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수퍼를 물류기지로.. 1시간 배송 전쟁

이미지 기자 입력 2021. 6. 10. 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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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배송도 늦다, 퀵커머스 시대

GS리테일은 올해 1월부터 ‘우리 동네 딜리버리’ 앱을 통해 GS25 편의점에서 물건을 배송해주는 ‘초고속 배송’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국 곳곳에 있는 GS25 편의점을 냉장·냉동 창고이자 물건 픽업 장소로 삼아 인근 지역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평균 배송 시간은 17분. 대학교가 밀집해 있는 천안 서북구, 빌라들이 밀집한 서울 강동구 천호동처럼 젊은 층과 1인 가구가 많은 지역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 즉석 조리한 치킨, 도시락, 과자, 음료수 등을 합친 1만원대 먹거리가 주요 주문 상품이다.

국내외 퀵커머스 서비스 업체들

쿠팡이 개척한 로켓배송·당일배송을 넘어 1시간 배송, 10분 배송 시대가 열렸다. 국내 업체들이 ‘초고속 배송’ 시장을 열고 있는 것이다. 대형 마트, 편의점, 이커머스 업체들은 반나절에서 하루까지 걸리던 배송 시간을 1~3시간이나 30분 단위로 줄이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빨라야 살아남는 퀵커머스(Quick+Commerce) 시대의 시작이다.

◇빠르게 더 빠르게, 당일 배송도 늦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부터 서울 잠실점을 중심으로 릴레이 배송을 실험 중이다. 배달 기사가 물건을 일일이 배송하는 대신, 지역 거점까지만 물건을 배송한 뒤 라스트마일(고객에게 가는 최종 구간)은 오토바이·자전거를 이용한 전문 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배송 기사가 아파트 단지 공터 같은 곳에서 라스트마일 담당 기사를 만나 상품을 전달하면 라스트마일 전문 배송 업체 기사들이 각각 흩어져 배송한다. 롯데마트는 이를 통해 종전 당일 배송을 2시간 내 배송으로 확 단축했다. 시간당 배송 건수도 2배로 늘렸다.

대형 마트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형 수퍼마켓들은 전문 배송 업체와 손잡고 1시간 배송을 시작했다. 홈플러스익스프레스는 올 2월부터 배달 전문 서비스인 부릉을 통해 1시간 배송을 시작했는데, 가장 빠른 배송 시간이 6분, 평균 배송 시간은 45분이었다. 롯데슈퍼도 지난 2월부터 배달 대행 업체 고고엑스와 함께 서울 강남권에서 오후 4~8시 사이 주문한 물건을 1시간 내에 배송해주는 ‘퇴근길 배송’을 시작했다. 퇴근 길에 상품을 주문하면 집에 도착할 즈음 배송되는 것이다,

퀵커머스 구현을 위해 기존 매장들은 ‘도심형 물류센터’로 변신하고 있다. 롯데마트·이마트 같은 대형 마트는 기존 매장 일부를 온라인 주문을 위한 물류센터로 리모델링하고, 수퍼마켓·편의점들은 기존 매장 자체를 냉장·냉동 창고처럼 이용한다. 티몬처럼 매장이 없는 곳들은 동네 수퍼를 물류센터 삼는다. 쿠팡이 경기권이나 서울 도심 외곽 지역의 대규모 물류센터를 통해 새벽 배송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라스트마일 배송에 특화된 전문 업체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서울 강남·송파에 도심형 물류센터를 열고 강남 지역 중심으로 2시간 내 배송을 하고 있는 메쉬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GS칼텍스와 주유소를 물류 창고로 전환하는 내용의 협약도 맺었다. 메쉬코리아는 “2~3년 안에 수도권에 50개, 전국 300여개 도심형 물류센터를 만들어 배송을 맡긴 업체들의 물건을 1~3시간 내에 고객에게 전달하도록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고객들이 있는 곳과 가까운 도심형 물류센터가 늘어날수록, 시간 단위가 아닌 분 단위 배송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유럽·미국에서는 10분 배송 현실화

도심형 물류센터가 활성화된 유럽과 미국 대도시에서는 이미 ’10분 배송'이 실현되고 있다. 영국에서만 최소 7개의 퀵커머스 업체가 경쟁 중이다. 영국을 주 무대로 10분 배송을 펼치던 고릴라스는 이달부터 미국으로 사업을 확장해, 6월 중 맨해튼 전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영국에서는 10분 내 배송이 되지 않으면 3개월간 배송료를 무료로 해주겠다며 고객을 끌어모으는 초고속 배송 기업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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