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SKT 결별에 붕 뜬 주유소 앱 '모스트'

이재은 기자 2019. 11.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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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017670)고객으로 월 6만9000원을 이동통신요금으로 내고 있는 38세 직장인 박 모씨는 SK네트웍스(001740)가 주유소를 매각한다는 소식을 듣고 좀 더 저렴한 요금제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박 씨가 휴대폰 할부금까지 합치면 월 10만원을 내야하는 비싼 요금제를 가입한 이유가 '자동차 경정비 서비스 할인 혜택'인데, 내년이면 없어질 것이란 생각에서다.

SK텔레콤은 그 동안 고가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와 스피드메이트 정비소에서 엔진오일 교체·세차·주유를 할 때 대폭 할인해주는 '티(T) 카라이프' 멤버십 제도를 운영해왔다. 이 서비스는 올해부터 SK네트웍스의 주유 할인 애플리케이션 '모스트(MOST)'를 가입해야 쓸 수 있게 됐었다. 그런데 SK네트웍스가 직영주유소를 현대오일뱅크에 매각하면서 모스트 서비스도 함께 넘어가게 됐다. "약관에서 1년에 한 번씩 새로 멤버십 계약을 맺도록 되어, 내년에는 아마 대폭 혜택이 축소될 것"이라는 게 박씨의 설명이다.

SK네트웍스가 직영주유소 320여곳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회사가 운영하던 주유예약 애플리케이션(앱) ‘모스트’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모스트는 앱으로 가까운 주유소를 찾고 각종 주유·충전, 세차 등을 받을 수 있는 회원제 서비스인데, 출시 2년 만에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SK네트웍스는 모스트 앱이 직영주유소와 함께 매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모스트는 직영주유소에 포함된 서비스라 직영주유소 매각과 함께 인수업체에 사업권이 넘어간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주유소‧스피드메이트‧렌터카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사업 강화 전략의 일환으로 지난해 1월 통합 차량 관리 서비스인 ‘모스트’를 선보였다. 기존 직영주유소 멤버십 ‘해피오토멤버스’와 주유 앱 ‘자몽’을 하나로 합쳐 주유·충전·세차·정비부터 타이어, 렌터카까지 자동차 관련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게 목표다.

모스트는 유료 회원제로, 연회비를 낸 회원들은 전국 320여개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와 700여개 스피드메이트 매장에서 주유, 세차, 정비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모스트 앱으로 주유소에서 주유 결제를 하면 ℓ당 20∼150원 할인이 되거나, 엔진오일 교환 등이 연 1회 무료로 제공되는 식이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에서 모스트 사업을 CEO 직속 조직으로 옮겼다. 그만큼 렌탈을 중심으로 자동차 관련 서비스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인데, 모스트 서비스의 핵심 거점인 주유소가 팔리면서 차량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모스트는 SK텔레콤 및 SK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워커힐호텔 등과도 제휴를 맺고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다. 특히 모스트 저변 확대를 위해 SK텔레콤의 우량 고객 대상 멤버십 서비스와 차량용 내비게이션 앱 ‘T맵’ 등과 연계한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SK네트웍스가 직영 주유소를 매각하면서 모스트 사업권도 함께 넘어가자, 이제 SK텔레콤 등 계열사와 제휴 관계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SK네트웍스 측은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별로 사용 기간이 남아있어, 남은 기간 동안은 고객들이 누리던 혜택이 지속 유지되는 방향으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라면서도 매각이 완료된 이후 서비스 지속 여부는 100%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SK네트웍스는 지난 1일 직영주유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을 선정, 통보했다고 공시했다. 입찰액은 1조4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사와 본계약, 주주총회 의결 등이 이견 없이 진행될 경우, 양도는 내년 상반기쯤 마무리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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