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로 정유사 이익” 정부 원가 공개 방침에 업계 반발

송기영 기자 입력 2023. 1. 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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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정유업계가 정유 판매가격 공개 범위 확대 방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공급가를 공개하면 경쟁이 촉진돼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유업계는 정유 원가는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오히려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정유 가격 공개 범위를 확대하면 정유사 간 가격 경쟁이 촉진돼 전체 기름값이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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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정유사 역대급 이익에 성과급 잔치
업계 “원가는 영업비밀, 역효과 커” 주장

정부와 정유업계가 정유 판매가격 공개 범위 확대 방안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부는 공급가를 공개하면 경쟁이 촉진돼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유업계는 정유 원가는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오히려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1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27일 총리실 규제개혁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정유사 휘발유·등유·경유 정보공개 및 보고 범위를 광역시·도와 대리점·일반 주유소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는 전국 평균 정유 도매가만 공개하고 있다.

정부는 2021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총 세 차례 유류세를 인하했는데, 그 혜택을 소비자가 아닌 정유사나 주유소 대리점이 가로챘다고 보고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선 주유소에 곧바로 반영되지 않거나 정유사 또는 지역에 따라 가격 인하분도 편차가 심했기 때문이다.

15일 서울 시내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정부는 유류세를 인하해도 일선 주유소에서 유류가 인하 효과가 미미하다는 취지에서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정유 가격 공개 범위를 확대하면 정유사 간 가격 경쟁이 촉진돼 전체 기름값이 인하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지난해 정유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1개월 월급의 1000%가 넘는 성과급을 지급하면서 정부의 시행령 개정 의지에 기름을 부었다.

반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 4사는 개정안이 영업비밀 침해 소지가 있고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한석유협회,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는 최근 국무조정실에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유류세 인하분 반영 여부는 이미 정유사 단계에서 모두 반영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일시적 석유제품 가격 상승 이후 현재 석유제품 가격은 하락해 안정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은 명백한 영업비밀 침해라며 판매 대상별, 지역별 석유제품 판매가격 보고 및 공개 확대 시 정유사의 영업 활동 위축을 초래할 것이고 했다. 또한 정유사가 경쟁사 가격 결정 구조를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판매가격이 상향 평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2011년에도 유사한 시행령 개정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총리실 규개위가 제동을 걸었는데, 과도한 정보 공개로 인한 영업비밀 침해가 이유였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시행령 개정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총리실 규개위를 통과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규개위에서 최대한 업계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개 범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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