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배터리부문 기업공개
매출 높지만 영업손실 중…현금성 자산 몰아준 SK
주주 이해시켜야…기업공개 이유 ‘충분’
적극적 주주환원…자사주소각도 고려해야
LG화학 ‘판박이’사례…적극적 주주환원정책

시사포커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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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포커스 / 강기성 기자] 배터리사업 분할을 앞두고 SK이노베이션이 기업공개의 필요가 충분한 만큼 자사주소각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이 따라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는 16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 사업부 물적분할 안건을 놓고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분할기일은 10월 1일로 예정돼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최근 SK이노베이션의 이번 분할이 분사이후 기업공개를 통한 대규모 투자재원 확보가 필요한 만큼 이에 따르는 주주환원 계획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터리부문 영업이익은 올 1분기, 2분기 각각 –1770억원, -980억원으로 영업실적기여도는 낮다. 하지만 차지하는 매출은 1조 5929억원으로 전체 대비 41.8%로 적지않은 비중이다.

연구소는 분할되는 과정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SK배터리에, 사채 및 장기차입금은 존속법인에 상대적으로 많이 배정됐다고 했다. 이에 따라 향후 신설법인이 기업공개 과정이 이어진다면 SK이노베이션의 기존주주를 이해시켜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성장가치가 높은 신설법인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상황에서 기업공개 과정을 통하면 지분가치 희석이라는 주주가치 훼손 우려를 피해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단 신설회사의 투자재원 마련 등을 위한 기업공개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5년간 연평균 시설투자액이 6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설비투자액은 약 40%이상 증액이 필요하다. 차입금 의존도가 2019년 31.1%에서 2020년 38.3%로 확대추세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공개를 통한 재원마련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SK이노베이션 주요사항보고서 / 2021년 8월 4일 ⓒ 대신지배구조연구소
SK이노베이션 주요사항보고서 / 2021년 8월 4일 ⓒ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유사한 사례로 LG화학을 꼽았다, LG화학도 SK이노베이션과 마찬가지로 배터리부문이 영업이익 기여도는 낮은 수준이었으나, 2차전지의 성장성이 주가에 반영돼 있었다. 분사공시이후 17%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의 주주권익 훼손이 우려가 있었지만 최근 주가는 분할 전 수준을 충분히 상회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지난 7월 1일 이슈가 부각되면서 17%의 주가가 하락한 바가 있다.

안상희 책임투자센터장은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의 물적분할 후 기업공개가 향후 대규모 투자 등의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SK이노베이션의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이 명확한 만큼이나 주주환원 계획도 좀 더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좀 더 명확한 주주환원을 위해서 SK이노베이션이 보유 중인 자기주식의 일부 소각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사주 소각은 현금유출이 없는 상황 속에서 일정수의 발행주식수가 줄어들어 주당 투자지표의 밸류에이션(EPS, BPS 등) 개선도 동반될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주주의 권익에 긍정적이다. 2021년 상반기기준 SK이노베이션 자기주식은 총 1012만9567주(지분 10.9%)를 보유 중으로 처분 가능한 자기주식이다.

안 센터장은 “명확한 주주환원 계획이 공개되지 않으면, BlackRock 등 해외사례처럼 주주권익 보호 측면에서 이사회의 주주가치 훼손 우려와 이번 분할을 의결한 해당 이사의 재선임 안건과도 연계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BlackRock 최근 주주총회에서는 기후공시부족 등의 사유로 임원 선임 안건을 반대한 사례가 55건에 달했다.

한편, LG화학은 지난해 10월 공시를 통해 향후 3년간 보통주 1주당 최소 1만원 이상의 현금배당 추진, 분할 전과 동일한 배당 재원 기준 적용을 위해 연결재무제표 당기순이익 기준 배당성향 30%이상을 지향한다는 주주환원 계획을 밝힌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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