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美 주춤하는 사이 전기차시장 2위 차지

박영민 기자 2020. 1. 16.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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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1월 배터리 사용량 '92%' 성장

(지디넷코리아=박영민 기자)전기자동차 업계에서 중국, 미국에 이어 '제3의 시장'에 머물렀던 유럽이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집계에서 미국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배터리 사용량에서 앞섰다는 점은 전기차 주행 인구가 그만큼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올해부터 시행하는 강력한 저(低)탄소·친환경 규제와 맞물려 이 지역에서 향후 더욱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진다.

16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유럽 지역의 전기차 배터리 누적 사용량은 20.9기가와트시(GWh)로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증감률은 무려 92.0%로, 중국(18.3%), 미국(1.9%)을 크게 앞섰다.

유럽연합(EU)기. (사진=Pixabay)

■ 경기침체·보조금 축소에…美·中 전기차 시장 '깜깜'

유럽 지역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증가세는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미국 전기차 시장이 크게 둔화하면서 두드러졌다. 12월 사용량이 아직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이 기간동안 판매율 상승을 부추긴 요인이 없어 막판 뒤집기 가능성은 요원해보인다.

불과 1년 전 유럽 지역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중국, 미국에 이은 3위에 그쳤다. 지난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사용량은 중국(46.9GWh), 미국(16.2GWh), 유럽(10.9GWh)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들어 경기침체로 내연기관차보다 비싼 전기차 판매율이 저조했고, 최대 수요처인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전기차 판매 대수가 역성장했다. 이는 같은 해 8월 배터리 사용량 통계에 그대로 반영됐다. 연초(1월)만 해도 배터리 사용량 증감률이 295.5%에 달했지만, 이후 완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가 8월부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특히 중국 정부 당국의 보조금 축소 조치로 현지 전기차 생산·판매가 대거 위축됐다.

같은 기간 미국 시장도 침체가 지속됐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해 11월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이 전년 대비 30.1% 감소한 1.7GWh에 머물렀다. 11월까지 누적 증감률은 겨우 1.9%로 이 마저도 상반기에 있었던 가파른 성장세 덕이었다.

(자료=SNE리서치)
(자료=SNE리서치)

'제3의 시장' 유럽, 車배터리 사용량 '나홀로 급등'

반면, 유럽은 현지 완성차 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면서 전기차 비중을 늘렸다. 특히 유럽연합(EU)의 강력한 탄소 배출 규제가 전기차 구매 열기에 화력을 더했다. 승용차 뿐 아니라 전기버스 등 공공 운수부문 정책의 도움도 컸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평균 95g/km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하지 않으면 그램(g)당 95유로의 벌금을 판매 대수만큼 부과받는다"며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판매를 조기에 확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은 올해 EU가 탄소배출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더욱 심화할 전망이다. 현지 최대 시장인 독일은 전기차 구입을 독려하기 위해 올해부터 구매 보조금을 50% 인상한다. 주요 업체인 폭스바겐은 올해부터 2029년까지 전기차 생산대수를 2천200만대에서 2천600만대로 상향했다. BMW도 2023년까지 전동화 라인업 25개를 구축, 전기차 양산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

국내 배터리·완성차 업계도 유럽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적극 대응 중이다. LG화학은 폭스바겐·르노·아우디에 배터리를 납품하는 폴란드 공장에 배터리 분리막 공장을 구축, 수직계열화를 이뤄 효율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BMW와 오랜 관계를 유지한 삼성SDI는 내년부터 2031년까지 BMW 전기차에 5세대 배터리 셀(Cell)을 납품한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에 건설 중인 2공장 생산능력(CAPA) 확대를 검토하고, 협력사인 독일 폭스바겐과 조인트벤처(JV·합작사)를 꾸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 현대·기아차는 영국 상업용 전기차 업체 '어라이벌'과 1억 유로(약1천300억원) 규모의 전략투자를 맺고 소형 상용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경쟁력 있는 가격의 친환경 상용 전기차를 고속 성장 중인 유럽에 선보여 현지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박영민 기자(pym@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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