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가속페달' 테슬라, 중국산 초읽기..유럽기지로 독일 낙점한 까닭은?

전병역 기자 2019. 11. 1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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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기자동차 시장을 개척해온 미국의 테슬라가 ‘메이드인 차이나’로 본격적인 중국 시장 공략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또 유럽시장 확대를 위해 현지 생산기지는 ‘기술력이 뛰어난 독일’에 짓기로 하는 등 전기차 시대를 향해 가속페달을 밟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4일 텐센트과기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전날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 양산 허가를 내줬다고 공고했다.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양산까지 공식 허락받은 것이다. 지금도 중국에 테슬라를 팔고 있지만 현지 생산으로 가격을 낮출 경우 판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고객들이 지난 3월 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의 테슬라 전기차 전시장에 방문해 살펴보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베를린 인근에 유럽 생산기지를 짓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테슬라는 지난 1월부터 상하이시 린강산업구에 짓기 시작한 기가팩토리(테슬라의 전기차·부품 공장) 건설 공사를 끝내고 시험 가동에 들어가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3’를 생산하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중국에서 예약 주문을 받고 있다. 중국산 모델3 가격은 35만5800위안(약 5900만원) 정도다. 모델3의 한국 시장 판매가는 후륜구동이 5369만원, 사륜구동은 6369만~7369만원이다. 상하이 공장의 차량 생산 원가는 미국 공장의 65% 수준이다.

테슬라는 올 연말 상징적으로 고객들에게 소규모 차량을 인도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 인도를 시작할 예정이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연간 15만대 가량을 생산하며 장기적으로는 50만대까지 늘릴 계획으로 전해졌다.

중국내 전기차 구매보조금이 줄어드는 추세인데 테슬라는 올해 1~9월 현지에서 23억1800만달러어치를 팔았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0.4%나 증가한 수준이다. 메이드인 차이나 테슬라가 양산되면 가격이 떨어지고 판매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인 일런 머스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제43회 ‘다스 골데네스 렌크라트(골든 스티어링휠) 어워드’를 수상한 뒤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다. dpa·AFP연합뉴스

한편 테슬라는 유럽연합(EU) 내 생산기지를 독일에 구축키로 했다.

최고경영자(CEO) 일런 머스크는 12일(현지시간) 독일 주간지 빌트가 수여하는 ‘다스 골데네스 렌크라트’(골든 스티어링휠 어워드) 시상식에서 유럽의 기가팩토리를 베를린에 짓겠다고 발표했다며 CNBC 등 미국 매체들이 전했다. 테슬라의 4번째 생산기지가 될 베를린 기가팩토리는 엔지니어링·디자인센터와 함께 건립될 계획이다.

테슬라는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 기가팩토리 배터리 공장을 비롯해 뉴욕주 버펄로의 파워 일렉트로닉스 공장, 상하이의 완성차 조립 기가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다.

머스크는 “모든 이들이 독일의 엔지니어링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독일에 기가 팩토리 유럽의 입지를 정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세계 최고의 예술 감각이 있는 베를린에 엔지니어링과 디자인 센터를 창설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앞서 테슬라는 2016년 독일 오토메이션 디자인업체 그로만 엔지니어링을 인수한 바 있다.

독일에 생산시설을 만들 경우 미국산을 수출할 필요가 없어 관세 부담을 덜 수 있다.

독일의 페터 알트마이어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13일 “테슬라의 결정은 독일이 자동차 허브라는 것을 더 증명한다”며 “유럽 전기차 시장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 통신 등이 전했다.

베를린 인근 신공항 근처에 들어설 기가팩토리는 7000개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의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생산 과정에도 저공해 자원 이용을 강조하는 테슬라의 생산시설 유치에 독일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한몫을 거든 셈이다.

디젤 승용차를 비롯해 내연기관 자동차 기술에서 앞선 독일이지만, 최근 수년간 폭스바겐의 디젤 게이트와 BMW의 디젤 승용차 잇단 화재 사건 등을 계기로 전기차로 전환에 노력하고 있다. 이번 테슬라의 베를린 생산시설 건립 계획은 이런 움직임에 가속도를 붙이는 형국이다.

전병역 기자 junb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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