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속도조절에… LG엔솔-포드 합작법인 철회

곽도영 기자 2023. 11. 1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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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코치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포드-코치 3사가 올해 2월 체결한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MOU)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그 여파가 국내 배터리 업계로도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 업계의 속도 조절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맞물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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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성장세 작년 61%→올 41%
국내 배터리 업계로 여파 이어져
SK온, 서산3공장 공사 한때 중단
포드-GM 등 글로벌 투자 연기 발표… “전동화 전환 큰 흐름 불변” 관측도
11일(현지 시간) 튀르키예 코치그룹이 LG에너지솔루션-포드-코치 3사가 올해 2월 체결한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업무협약(MOU)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그 여파가 국내 배터리 업계로도 이어지고 있다.

당초 3사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튀르키예 바슈켄트 지역에 약 25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고 향후 이를 45GWh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포드가 코치와 함께 튀르키예에서 생산하고 유럽 및 북미 시장에 판매하는 상용차에 탑재될 예정이었다.

해당 계획이 9개월을 채 못 가 철회되면서 전기차 시장 둔화를 둘러싼 국내 업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현재 소비자들의 전기차 전환 속도를 고려했을 때 튀르키예에 건설 예정이던 배터리셀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것에 상호 동의했다”며 “포드 측은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의 기존 생산공장에서 배터리를 직접 공급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SK온도 올해 8월 총 1조5000억 원을 투입해 증설에 나섰던 충남 서산 3공장 공사를 이달 6∼10일 5일간 중단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둔화를 고려한 속도 조절의 일환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SK온 측은 이와 관련해 “서산 3공장 건설 관련 공사 비용은 단계별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음 단계 비용 의결 시까지 일시적으로 공사를 중단했으며 11일부터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온은 미국 유럽 등 신규 공장에 공격적으로 투자한 이후 라인 안정화에 시일이 걸렸을 뿐만 아니라 최근 시장 위축으로 유동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2026년부터는 신규 수주 잔액이 급감해 내년부터 일부 라인 가동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내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 업계의 속도 조절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와 맞물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총 434만248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2021년 전기차 판매 대수가 115.0% 늘었고, 2021년∼지난해에는 61.2% 늘었던 점을 고려하면 둔화세가 뚜렷하다.

글로벌 전기차 업체들도 투자 계획을 속속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달 3분기(7∼9월) 실적 발표에서 기존에 계획했던 50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투자액 가운데 120억 달러의 지출을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온과 합작한 미국 켄터키주 2공장 가동 시점도 2026년 이후로 연기됐다.

GM도 당초 내년부터 전기 픽업트럭을 양산할 예정이었던 미시간주 전기차 공장 가동 시점을 1년 연기한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열린 3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멕시코 공장에 힘을 쏟기 전에 전 세계적인 경제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멕시코 기가팩토리 계획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전동화 전환’이라는 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인 만큼 배터리 업계의 상황이 나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1일 ‘2023 배터리 산업의 날’ 행사에서 “배터리 사업은 마라톤 42.195km에서 이제 4km 정도 뛰었다”며 “급히 성장하다 보니 간과한 것들이 있는데 그런 것을 다지다 보면 배터리가 한 번 더 도약할 수 있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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