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다윗을 키우자]100% 자체 개발 전기상용차…“다마스·라보 빈자리 채운다”

2022. 11. 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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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퓨처이브이 대표
카이스트교수가 세운 모빌리티 스타트업
경소형 전기상용차 ‘F100’ 완성 단계에
설계·개발 독자기술…안전성·성능 강화
2024년 상용화…대동과 생산협력 구축
김경수 퓨처이브이 대표가 경형 전기상용차 'F100'의 프로토타입 차량을 소개하고 있다. [퓨처이브이 제공]

소형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는 1991년 출시 이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 1000cc 미만의 경차로 분류돼 각종 세제 혜택과 가성비, 넉넉한 적재량으로 각광을 받았다. 히지만 강화된 안전·환경 기준의 문턱을 결국 넘지 못하고 단종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30년간 37만여대가 팔렸던 스테디셀러가 사라지며 경소형상용차 시장은 사실상 ‘무주공산’이 됐다. 국내 일부 전기차 생산업체와 중국산이 이 시장을 겨냥, 모델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체차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공과대학 교수인 김경수 대표가 2017년 창업한 모빌리티기업 퓨처이브이(EV)는 이 시장을 타깃으로 전기 소형상용차 개발의 완성단계에 들어선 테크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제어, 로봇, 자동차 관련 110편의 특허, 국제 저명 학술지 130편 등을 발표해 온 메카트로닉스 전문가. 지난 2005년에는 차량용 멀티미디어 시스템 및 차량용 전장부품 설계 전문기업인 옵토멕을 설립한 바 있다. 옵토멕은 USB와 CD, MP3를 하나의 시스템IC로 제어하는 당시로선 혁신적인 카오디오를 개발해 현대모비스, 쌍용차, 한국GM 등 자동차 관련 기업에 납품해 전장기술을 인정받았다.

이밖에 2017년 국토교통부 국책과제 ‘디젤 택배트럭 하이브리드 개조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2019년에는 제주특별자치도와 고전 명차의 전기차 개조사업을 함께 수행하며 완성차 생산에 필요한 각종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퓨처이브이는 지난해 3월 경형 전기트럭인 ‘F100’의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후 올 3월 프로토타입 1호차를 완성했다. 업그레이드를 거쳐 지난달에는 공도 주행이 가능한 프로토타입 5호차 개발도 완료했다.

김 대표는 F100의 최대 경쟁력으로 자체 설계기술을 보유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국내 중소 전기차업체 대부분이 중국업체가 설계한 부품을 받아 국내에서 조립, 판매하고 있다”며 “하지만 당사는 자체 기술력으로 차량 설계 및 개발부터 생산까지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AS까지 원활하게 제공 가능한 시스템을 내재화했다”고 자신했다.

F100은 정부가 내년부터 강화하는 소형화물차 안전기준도 충족한다. 충돌 시 인체상해 기준은 물론 비상제동장치(AEB), 브레이크잠김 방지 시스템(ABS) 등을 장착해 기존 경형상용차의 불안요소로 꼽히던 안전성을 강화했다.

또 기존 양산차의 프레스 방식이 아닌 스페이스프레임 구조로 설계돼 차체 중량을 줄이고, 강성을 높였다. 또 프레스공정이 없는 만큼 생산라인 구축에 막대한 비용이 들지 않아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것은 물론 다품종소량 생산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퓨처이브이가 개발 중인 경형 전기상용차 'F100'의 데크형, 카고형 모델. [퓨처이브이 제공]

전기차의 핵심 기술인 배터리 제어시스템(BMS)을 보유한 점도 앞선 기술경쟁력으로 꼽힌다. 배터리셀 간의 균형을 잡아 성능을 극대화하고, 안전성을 확보했다. 전기차의 심장인 모터를 효율적으로 제어해 주행거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자체 모터제어기(VCU) 기술도 내재화 했다.

김 대표는 전기차, 그 중에서도 소형상용차만 염두에 두고 창업을 결심했다. 승용시장은 아예 관심에도 없었다고 한다. 중소업체들이 초소형 승용 전기차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드는 현실에서 소상공인의 수요가 절실한 소형상용차 개발에 승부를 걸었다.

김 대표는 “현 시점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전기상용차가 사실상 1t 이상 밖에는 없다. 500kg 정도면 충분한 다마스, 라보 적재량에 비해 너무 큰데도 대체할 모델이 없다”며 “여기에 1t 이상 전기상용차의 가격은 보조금을 포함해도 내연기관 차량과 큰 차이가 없다. 자연히 경형상용차의 니즈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F100은 내년 최종 개발을 마무리하고, 2024년 정식으로 상용차를 출시할 방침이다. 일단 연간 3000대 정도를 생산할 계획.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양산라인 구축은 농기계 전문기업인 대동과 협력을 통해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전략이다. 대동과는 단순 위탁생산뿐 아니라 양산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을 공동 개발하는 협업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김 대표는 끝으로 초소형전기차 시장의 최대 변수를 정부의 보조금정책으로 꼽았다. 친환경 차량 보급 차원에서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보조금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상황. 그나마 초소형의 경우에는 현행 유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소상공인들이 생계형으로 선택해는 상용전기차의 보조금에 더 무게를 둬야한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예컨대 테슬라를 사는 사람은 일정 수준 경제력을 갖고 있다. 이런 구매층에는 보조금이 100만~200만원 적어진다고 해도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전기상용차는 생계형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운행량이 많은 상용차에 보조금혜택을 좀 더 주는 게 친환경 정책 취지에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유재훈 기자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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