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에너지 이정헌 기자] 바다에너지(BadaEnergy)는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의 글로벌 해상풍력 전문 개발회사인 코리오 제너레이션(Corio Generation, 이하 코리오)과 글로벌 종합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 국내 선두 기업 SK에코플
랜트가 국내 해상풍력 공동 개발을 위해 ‘원팀’으로 추진하고 있는 합작 사업 포트폴리오다.

바다에너지 포트폴리오는 울산 앞바다 배타적 경제수역 및 전라남도(거문도·맹골도)에서 추진 중인 2GW 이상 규모
의 해상풍력 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울산 앞바다에서 개발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사업명 귀신고래 1·2·3호)과 전남 거문도 해상풍력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로부터 발전사업 허가(EBL)를 모두 취득하며 프로젝트에 탄력이 붙었다.

특히 지난 9월에는 SK에코플랜트가 사업 지분을 확보하며 공동개발사로 새롭게 합류했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외 해양 및 항만공사 EPC(설계·조달·시공) 전문성을 활용해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의 초기 단계부터 인허가, 건설 및 운영 관리까지 공동 사업주로서 참여하게 된다.

바다에너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은 울산 앞바다에 순차적으로 약 1.5GW 내외 규모의 발전단지를 설하는 사업으로 1단계 사업의 경우 2024년 말 인허가를 완료하고 2027년 말 상업 운전을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내 최초로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은 3단계까지 완공되면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중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230만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와 함께 연간 160만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의 전기가 생산될 전망이다.

해상풍력 산업은 ‘제2의 조선업’이라고 불릴 만큼 조선·해양 플랜트 산업과의 연관성이 높아 국내 관련 산업 활성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해상풍력 발전기 핵심인 터빈과 하부구조물 건설에 활용되는 각종 기술은 기존 조선업에서 쓰이는 기술과 매우 유사하며 영국의 헐(Hull)과 독일 브레머하펜 등 조선업의 쇠퇴로 침체기를 겪었던 유럽의 항구 도시들이 해상풍력발전으로 부활에 성공한 사례도 국내서 잘 알려져 있다.

최우진 코리오 한국법인 대표.
최우진 코리오 한국법인 대표.

◆최우진 코리오 한국법인 대표

영국 해상풍력 개발 40%을 차지하고 있는 코리오. 여러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한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국내 고유 환경을 고려한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에도 이번 바다에너지팀과 시너지를 기대했다. 최우진 코리오 한국법인 대표의 포부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공동 개발 배경은.
코리오는 영국이 2012년 전 세계 최초로 설립한 녹색투자은행(Green Investment Bank)을 전신으로 하고 있으며 이후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으로 재편됐다. 현재 영국에서 진행된 해상풍력의 약 40%에 참여해 개발, 투자와 관련한 다수의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한국에서 부유식 해상풍력을 대규모로 개발을 하기 시작할 때 ‘부유식’이라는 특성과 ‘한국’의 고유의 상황을 고려해 특별한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토탈에너지스는 전통적인 오일메이저로서 각종 부유식 설비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고 우리나라 조선소들에 대한 이해가 깊으며 SK에코플랜트는 해양부문 건설 전문성과 국내 서플라이 체인들과의 끈끈한 관계를 가지고 있어 코리오-토탈에너지스-SK에코플랜트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라고 판단했다.

■해상풍력의 매력은.
해상풍력은 확장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재생에너지원과 비교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쉽다. 이런 이유로 영국, 유럽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해상풍력 사업의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고 이에 따라 발전단가(LCOE)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제 유럽에서 해상풍력은 값싼 에너지원 중의 하나이다. 

■사업 차별화 전략은.
우리의 차별화된 전략은 현지화다. 각 나라마다 법제도, 국민 정서, 인프라구축 환경들이 상이하므로 이러한 점에 대한 섬세한 고려 없이 획일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사업 개발 과정에서 상당한 애로를 겪게 될 것이고 결과적으로는 해당 시장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 우리는 외국계 기업이기는 하지만 한국기업보다 더 한국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우리가 한국에서 개발하는 사업에서 국내 기업을 최대한 활용해 국내 산업에 기여하고 또한 우리가 해외에서 추진하는 사업에도 국내 기업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해외 자본 투입 우려에 대한 입장은.
해상풍력 사업 개발 초기에 해외 자본이 투자되는 것 자체가 우려할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건전한 해외 자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외국인투자촉진법도 있다. 영국 등 선진국에서도 해상풍력을 포함한 재생에너지 개발에 해외 자본
을 유치하기 위해 힘쓰고 있고 민간 투자자들의 건전한 경쟁을 통해 효율적인 자본 투입도 가능하다.

사업 개발 초기에는 수많은 위험 부담이 존재하고 사업이 좌초될 위험에 처할 수 있는데 이 시기에 해외 자본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해외 자본이 국내에 들어와 어떻게 선순환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바다에너지 사업의 경우 초기에 영국, 프랑스 등 해외 자본이 투입됐지만 개발이 진행되면서 SK에코플랜트와 같은 국내 기업이 참여함에 따라 국내 자본도 함께 투입되고 있다. 또한 인허가가 완료된 이후 공사,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프로젝트 금융은 최대한 국내 금융기관, 국내 연기금과 진행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의 이자 수익, 배당 수익은 국내에서 순환하게 된다. 프로젝트 금융으로 조달한 재원 또한 대부분 공사비로 투입돼 국내에 뿌려지게 된다. 해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은 우리나라 시공사들, 조선소들 그리고 지역의 중소기업 서플라이 체인이 담당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자금을 국내에서 조달하고 국내에서 사용하는 것이며 해외 자본은 이를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국내 해상풍력 산업 발전 위한 조언은.
탄소중립을 위한 재생에너지와 해상풍력 육성은 더이상 좌시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다. 최근 RE100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재생에너지 전환은 국내 산업 전체가 직면한 문제가 됐다. 해상풍력은 기후위기에 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수단인 동시에 우리나라 경제에 긍정적인 동력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정원 토탈에너지스 한국 총괄대표.
신정원 토탈에너지스 한국 총괄대표.

◆신정원 토탈에너지스 한국 총괄대표

석유, 천연가스 중심 사업에서 재생에너지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는 토탈에너지스. 이번 바다에너지 사업에서도 그 자신감을 여감없이 드러냈다.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발전의 초석을 놓겠다는 이들의 청사진을 신정원 토탈에너지스 한국 총괄대표에게 들어봤다. /편집자 주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공동 개발 배경은?
토탈에너지스는 지난 2021년 전통적 화석연료인 석유, 천연가스 중심의 에너지 회사에서 재생에너지, 바이오 연료, 저탄소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하는 글로벌 멀티 에너지 그룹으로 변화하고 이러한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회사가 되기 위해 사명을 토탈(Total)에서 토탈에너지스(TotalEnergies)로 변경했다.

2021년 기준 연간 30억 달러 이상을 재생에너지와 전기 분야에 투자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재생에너지 사업에 600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토탈에너지스는 이러한 지속적 투자를 통해 에너지 공급 믹스를 2019년 화석연료 95%에서 2050년 그린 전기 50%, 바이오 연료, 수소, 이퓨얼(e-fuel) 등의 저탄소 신에너지 25%, 기존 화석연료 25%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사업 차별화 전략은.
토탈에너지스는 사명 변경과 함께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변신하며 2050년까지 탄소배출 넷 제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100여년간 에너지분야에서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기술과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해상 오일·가스 사업에서 축적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해상풍력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현재 영국, 프랑스 등 세계 곳곳에서 현지 사업자와 협업하여 고정식,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와의 협업 시너지는.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참여는 국내 기업이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공동 개발사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해상개발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바다에너지의 결합은 우리나라에 세계 최대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가 조성되는 데 큰 동력자 국내 해상풍력 산업 생태계 발전과 자본의 선순환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바다에너지가 강조해온 해상풍력 사업 전 단계의 국산화와 현지화 전략도 보다 속도감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민·지역 주민과 상생 계획은.
바다에너지는 해상풍력 사업에서 ‘주민수용성’을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유럽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관련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주민과의 상생을 위한 주민참여형 사업의 검토 및 주민 지원 방안(지속 가능한 지역발전기금의 투입 및 관리 등)을 수립할 것이다. 이러한 주민참여형 사업의 실현을 위해서는 관련 법령 등의 개편이 필요하다.

또한 어민 및 주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어업 및 수산업의 공존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은 지역사회의 경제 및 환경적 영향을 철저히 검토한 뒤에 이뤄질 것이며 이를 위한 전문적인 환경 평가가 시행될 것이다. 또한 관계 정부부처와 연구 기관을 통해 어민과의 공존방안 연구를 실행하며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 나갈 것이다.

■국내 해상풍력 산업 발전 위한 조언은.
한국은 해상풍력 개발에 있어 지속적 경제 성장을 위한 새로운 미래 산업 창출 및 이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 및 지자체의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뛰어난 현지 역량, 광범위한 조선 관련 노하우, 그리고 야심 찬 연구개발 계획을 보유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나라다.

해상풍력 산업의 발전을 지렛대 삼아 가까운 미래에 한국이 기후위기 시대 그린 에너지 강국으로 도약하고 바다에너지가 단순한 해상풍력 사업 개발자가 아니라 한국의 그린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동반자로서 함께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정훈 SK에코플랜트(주) 넷제로 에너지 담당임원.
김정훈 SK에코플랜트(주) 넷제로 에너지 담당임원.

◆김정훈 SK에코플랜트(주) 넷제로 에너지 담당임원

사명 변경 후 환경 기업으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 이번 해상풍력 사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메이저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SK에코플랜트의 전략을 김정훈 넷제로 에너지 담당임원에게 들어봤다. /편집자 주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 공동 개발 배경은.
바다에너지 포트폴리오 지분 참여는 세계적인 에너지 기업들과 공동으로 해상풍력 사업을 개발함으로써 SK에코플랜트가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해상풍력,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집중 투자해 빠른 성장을 일궈내며 에너지사업 밸류체인의 밑그림을 완성할 수 있었으며 이를 계기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고 지속적인 원천 기술 개발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글로벌 탑티어 에너지 솔루션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 차별화 전략은.
SK에코플랜트는 사업 개발, 인허가, 구조물 제조, EPC(설계·조달·시공), 운영 등 해상풍력 분야 밸류체인 전반을 확보함으로써 사업 개발 역량을 강화해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며 대표적인 재생에너지원인 해상풍력을, 현재 국내외에서 활발히 추진 중인 수소 사업과 연계해 수전해 및 그린수소 생산, RE100 지원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고 있다.

■바다에너지 해상풍력 사업 전망은.
한국은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있고 세계적인 수준의 조선·해양플랜트 기술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해상풍력 개발에 매우 유리하다. 

그 중에서도 울산은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대규모로 할 수 있는 최적지다. 울산 먼바다의 깊은 수심과 양질의 풍황 자원은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에 필요한 조건을 완전히 충족한다. 울산 사업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로 진행하고 있는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울산은 세계적인 수준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체와 전문 종사자들, 그리고 대규모 국가 산업단지 등이 위치해 있어 산업기반 차원에서도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이러한 산업 환경은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의 전 단계에서 주도적인 역할과 함께 침체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바다에너지가 진행 중인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사업은 환경영향평가(EIA)가 진행 중이며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과 프로젝트 인증, 기본설계(FEED) 계약 등을 체결하며 사업의 안정성과 내실을 키워가고 있다.

■사업 현지화 통한 국내 기업 부품·장비 채택 가능성은.
우리나라 중소·강소 기업들의 해상풍력 관련 부품 제작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미 우리나라의 다수의 기업들이 대만, 유럽 등지에 해상풍력 기자재를 수출하고 있고 활발한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해상풍력 구성요소 중 많은 부분에서 이미 국내기업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국산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다.

또한 바다에너지는 운영 기간 중에도 국내·지역 업체가 참여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상풍력 노하우와 기술을 습득한 이들 업체들은 향후 해외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발판을 얻게 되니 일석이조다. 특히 부유식 해상풍력은 설치, 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많기 때문에 조선·해양플랜트 산업군의 역할이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해상풍력 산업 발전 위한 조언은.
우리나라는 해상풍력 발전의 강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러 어려운 점이 존재한다. 규모의 경제는 물론 제도와 정책의 뒷받침 없이는 해상풍력 산업이 발전하기 어렵다고 본다. 민간의 기술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는 SK에코플랜트는 부유식 해상풍력의 원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세계적 철강 기업인 포스코와 함께 순수 국내기술로 K-부유체(K-Floater)를 개발하고 있다.

해상풍력 사업 추진의 적기 추진 및 인허가, 주민 수용성의 확보를 위해서는 공공 주도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개발 지원 사업, 해상풍력 원스톱 샵 도입 등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 관계 기관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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