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당 몇십억원에 달하는 설치 비용에 유지관리비까지 필요
소음공해 문제부터 조류·박쥐 등 블레이드 충돌 사망 위험도 제기
노후 블레이드 재활용 문제도 해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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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가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자연친화적 에너지를 개발해야 시간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며 산과 들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해안가와 주변 산에 풍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 전환이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부족한 발전량과 기술적 한계, 그리고 오히려 환경에 미치는 해 등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아시아타임즈는 4회에 걸쳐 친환경 에너지원의 개발현황과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발생되고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해 정책권자와 사업자들이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을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advertisement advertis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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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풍력 발전은 태양광과 더불어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서 빠뜨릴 수 없는 전력원으로 중국과 미국 그리고 유럽이 선두주자로 달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풍력 발전 전력 생산량은 288.32기가와트(GW)로 가장 많았고, 이어 미국(122.32GW), 독일(62.85GW), 인도(38.63GW), 스페인(27.24GW) 등이 상위권에 포함됐다.
한국은 오는 2030년까지 풍력 발전 전력 생산량을 12GW로 늘리기로 목표를 세웠다. 현재 124메가와트(MW) 수준으로 선두주자들에 비하면 미약한 수준이지만 국토가 좁은 한국도 해상 풍력 발전이라는 옵션이 있는 만큼 풍력 산업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가성비는 묻지마라⋯ 설치비용도 전력생산비도 비싼 풍력발전
풍력은 태양광과 함께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지만 해결과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비용적 측면에서 상당한 자본이 들어간다. 태양광 패널 설치 비용은 일반 가정집도 감당할 수준이지만 풍력 발전은 사실상 정부와 기업의 대규모 투자 없인 실현되기 어렵다.
미국 매체 웨더가드에 따르면 풍력 터빈은 보통 2~3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고, 풍력 터빈 하나 당 총 260만~390만 달러(약 29억~44억원)의 설치 비용이 들어간다. 또한 매년 4만2000달러~4만8000달러(약 4771만~5452만원)에 달하는 유지관리비까지 고려하면 정부와 기업의 투자가 필수인 것이다.
풍력 터빈은 심한 고주파음을 낸다. 이 때문에 풍력 터빈은 민가와 떨어진 곳에 설치되기 때문에 터빈이 생산한 전력을 도시로까지 공급하는 송전로 길이가 길어질수록 초기 투자 비용은 더 오른다. 이 때문에 풍력 터빈은 값비싼 소음 덩어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더 심각한 건 면적 당 전력 생산량은 터무니없게 적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엔지니어링응용과학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태양광의 전력 생산 밀집도는 풍력보다 약 10배 더 높다. 태양광과 풍력 모두 광활한 토지를 요구하는데 풍력은 태양광 보다도 면적 대비 전력 생산량이 떨어지는 것이다.
결국 최대한의 효율성을 거두려면 입지가 중요한데 모든 국가가 이러한 환경을 갖춘 것은 아니다. 만약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처럼 풍력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할 수 없는 신흥국,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필요한 토지가 부족한 국가, 계절에 따라 바람이 일정하게 불지 않은 환경이라면 풍력은 답이 아닐 수 있다.
새를 위협하는 터빈 블레이드⋯ 재활용도 안되네
풍력은 태양광과 마찬가지로 동식물의 보금자리를 위협한다는 문제가 있다. 태양광 발전은 패널이 설치되는 과정에서 대규모 산림 소실이 발생하고, 사막거북이 서식지가 파괴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풍력 발전은 조류와 박쥐가 블레이드에 충돌해 사망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미국 조류보호협회(ABC)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미국에서만 약 36만 마리의 조류가 블레이드에 충돌해 사망했고, 풍력 발전 산업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매년 약 68만 마리의 조류가 사고를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활용 문제도 지적된다. 풍력 터빈 블레이드는 미국의 대형여객기 보잉747 날개에 버금갈 정도로 크기가 큰데 이를 재활용하는 방법이 여의치 않아 쓰레기 매립지에 방치되고 있는 것이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터빈 블레이드는 약 25년의 수명을 채운 뒤 버려지는데 특히 지난 1990년대에 생산된 노후 터빈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대는 오는 2050년까지 터빈 블레이드 쓰레기 물량이 43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리와 탄소섬유, 에폭시 수지 등으로 구성된 블레이드를 분해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터빈 블레이드는 허리케인 등 극심한 기후에도 부서지지 않아야 하고, 이를 튼튼하게 만든 결과, 블레이드 분해의 난이도가 더 올라가게 됐다. 단순히 일반 가정집 쓰레기를 재활용하는 수준이 아니므로 전문업체의 참여가 필요하다.
이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최근 덴마크 에너지업체 오스테드, 베스타스 등은 터빈 블레이드 재사용 및 재활용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풍력 발전을 통해 탄소 배출 감축을 돕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이로 인해 발생한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도 지구를 지키는 방법 중 하나라고 본 것이다.
화재 발생도 주요 문제로 꼽힌다. 블레이드가 돌아가는 과정에서 마찰로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다. 영국 케이티스풍력발전포럼(CWIF)에 따르면 지난 1995~2012년 풍력 터빈 사고 200건 중 화재(15%)는 블레이드 오작동(19%) 다음으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미국 매체 WAOW에 따르면 저스틴 로위 기상학자는 "흥미롭게도 일부 환경단체들은 풍력 터빈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고 많은 과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정부와 납세자의 도움이 없다면 풍력 발전이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한다"며 "급진적 환경단체 '딥그린레지스턴스(DGR)'는 마치 이것이 대기업과 부유층의 배를 채우는 속임수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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