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가 감탄한 남부발전 안전관리 비법은?

임애신 2021. 8. 27.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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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98개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 첫 발표
남부·동서발전, 석유公, 한난, 한전KPS '양호'
11월11일 경제부총리 표창 등 인센티브 부여

[이데일리 임애신 기자] “아파트 15층 높이의 작업 현장에서 떨어지는 가상현실(VR) 안전체험을 했습니다. 비록 실제 상황은 아니었지만 오금이 저리고 아찔했습니다. 이 경험을 한 후 안전에 대한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한국남부발전 관계자는 자사의 안전교육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안전관리등급을 평가 결과를 공개하면서 “남부발전의 안전 시스템에 감탄했다”고 전했다

기재부는 이날 건설 현장 등 위험한 작업 환경을 가진 98개 공공기관의 안전 역량과 수준, 성과 등을 심사해 부여한 ‘2020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제 심사 결과’를 올해 처음 발표했다. 이번 심사에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을 통틀어 1등급(우수)을 받은 기관은 없었다. 이번 심사에서 2등급(양호)이 가장 높았다. 공기업 중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지역난방공사(071320), 한전KPS(051600)가 2등급을 받았다.

한국남부발전 정암풍력단지 전경. (사진=한국남부발전)
남부발전, 경영진 안전 강화 강한 의지

남부발전이 기재부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일념으로 산업재해율 0%를 핵심성과 지표로 설정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안전 강화는 경영진의 의지와 리더십이 필요한 부문”이라며 “법에 의거한 안전 기준과 제도가 현업 프로세스에 잘 접목할 수 있게 규정과 절차를 보완해 왔다”고 말했다.

안전혁신학교도 개설했다. 이를 통해 자사뿐 아니라 시공사·하청업체 등 협력사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상시 안전교육 과정 11개 과목을 운영 중이다. 화물차 운전기사 등 소위 일용직으로 불리는 특수고용형태의 근로자도 교육 대상이다. 이들은 대표적인 안전 취약계층으로 꼽힌다. 발전소의 구조가 생소해 위험 요인을 미리 파악하기 어려워서다.

실제 매년 발생하는 사고에서 일용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실정이다. 남부발전은 일용직이 법정교육은 기본이고 특별안전교육을 이수해야 발전소 안에 들어갈 수 있게 제도를 바꾼 이유다.

큰 사업장에서는 안전교육체험장도 설치했다. VR을 통해 작업장 가장 높은 곳에서 바닥으로 추락하는 느낌이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또 밀폐공간에서 고위험 작업을 시뮬레이션 해 실제 현장에서의 대응력을 높이기도 한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막연히 안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다가 가상현실을 통해 사고를 경험해보면 안전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뀐다”고 설명했다.

지능형 폐쇄회로(CC) TV와 인공지능(AI)·딥러닝 등 스마트한 근무 환경 조성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 중 하나다. 예를 들어, 사람이 누워있는데 움직임이 없거나 안전모를 쓰지 않고 작업을 하면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통제시스템에 상주하는 안전관리자에게 알림을 줘 즉시 조치하는 식이다.

한난, 자발적 안전활동한 직원 포상제 운영

한국지역난방공사는 2등급을 받은 비결로 안전에 대한 높은 인식을 꼽았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와 임직원의 다양한 안전활동 등을 통해 고도화된 안전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행동으로 보여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자료=한국지역난방공사)
지역난방공사는 개인과 단체의 안전보건 활동을 계량화한 세이프티 포인트(Safety Point) 제도를 운영 중이다. 원·하청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안전 보건활동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 위해 우수자를 포상하고 있다.

근로자가 공사나 작업 과정에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급박한 상황을 인지한 경우 일시적으로 작업 중지를 요청하는 제도도 지역난방공사의 안전을 지키는 한 축이다. 회사는 작업 중지 요청제를 통해 지난해 한 해 동안 10건의 인명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아울러 열병합발전설비 건설 현장에 홍채·안면인식, 애플리케이션(앱) 등 정보기술(IT)에 기반한 스마트출입관리 시스템도 적용했다. 현장 특성상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협소한 작업공간으로 인해 안전관리와 인력 통제에 한계가 있어 선제적으로 관리 중이다.

한전KPS, 빈번한 사고 데이터 분석이 안전의 ‘힘’

한전KPS도 2등급을 받은 기관 중 하나다. 회사는 안전사고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 35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근거로 자주 발생하는 재해 유형과 작업 유형별로 분류해 ‘일일 유해위험등급제 시스템’ 구축했다.

또 정기·법정·기계·전기·공통안전 등 분야를 세분해 안전 교육 교안을 개발해 사업장과 협력사, 민간기업에 보급하기도 했다.
한전KPS 본사 외경. (사진=한전KPS)
현장이 익숙하지 않은 신입직원은 인재개발원에서 별도의 안전 교육을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직무 교육과 연계한 특별안전교육을 현장에 배치되기 전 16시간 동안 받아야 한다.

발전설비 정비현장의 단기 노무원에게도 1시간의 법정안전교육을 시행하고, 8시간의 의무 교육을 진행한다.

한전KPS 관계자는 “정부의 공공기관 안전 강화 정책과 부합하도록 안전관리활동을 강화해 2021년도 3년 연속 중대재해 제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재해 예방 활동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매년 11월11일을 ‘공공기관 안전의 날’로 지정해 안전등급이 우수한 기관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예정이다. 김윤상 기재부 공공정책국장은 “등급제 우수 기관, 개선 권고과제 이행 실적 우수 기관과 유공자 등에 경제부총리 표창장을 수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라며 “표창 수상 기관의 안전 혁신 우수 사례를 모든 공공기관에 공유·전파해 안전문화 확산을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26일 건설 현장 등 위험한 작업 환경을 가진 98개 공공기관의 안전 역량과 수준, 성과 등을 심사해 부여한 ‘2020년 공공기관 안전관리등급제 심사 결과’를 올해 처음 발표했다. 이번 심사에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기타공공기관을 통틀어 1등급(우수)을 받은 기관은 없었다. 이번 심사에서 2등급(양호)이 가장 높았다. 공기업 중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전KPS가 2등급을 받았다. (자료=기획재정부)

임애신 (vamo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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