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시작됐나'.. 신재생에너지 RPS, 상한 25%로 확대

세종=박성우 기자 2021. 4. 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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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확대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의무공급비율 상한을 10%에서 25%로 확대하기로 했다. RPS는 총발전량의 일정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토록 의무화한 제도를 말한다. 전력 생산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의 일환이다.

전문가들은 발전 단가가 높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지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전 단가가 낮은 원자력 발전 비율을 낮은 상태로 묶어두면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면 전기생산에 소요되는 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20일 공급의무자의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비율의 상한을 현행 ‘10% 이내’에서 ‘25% 이내’로 상향하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포한다고 19일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의 태양광발전소.

지난 3월 24일 국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인 10월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은 2012년 RPS 제도 도입시 설정된 의무비율 상한(10%)을 9년 만에 처음으로 상향한 것이다. 산업부는 향후, 9차 전력수급계획 및 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설정한 연도별 신재생 발전비중 목표 달성에 필요한 연도별 RPS 의무비율을 적용할 방침이다. 하반기 중으로 시행령 개정을 도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부는 중장기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목표를 고려해 RPS 제도를 운영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마련했다"며 "RPS 의무비율 현실화로 REC 수급여건을 개선하고, 현물시장 가격 안정화를 통해 중소 신재생 발전사업자들의 안정적 사업추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정부의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발전사업자들의 부담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RPS 상항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올해 RPS 비율은 9%로 작년 7%에 비해 2%포인트(P) 증가했다.

이에 발전사들이 조달해야 하는 REC는 4710만1564REC 수준이다. 지난해 3558만8932REC보다 32%(1151만2632REC) 늘었다. 여기서 RPS 비율이 1%포인트를 더 올리면 발전사들이 조달해야 할 REC는 올해에만 지난해보다 48% 늘어나게 된다.

문제는 생산성이 떨어지는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은 발전단가 상승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탈(脫)석탄, 탈원전 정책에 따라 값싼 석탄·원자력 발전 대신 LNG와 생산성이 떨어지는 신재생에너지로 전력 공백을 메워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은 1kWh당 89.9원으로 원전 전력 단가(56.2원)의 약 1.6배다.

가뜩이나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가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탈(脫)석탄, 탈원전 정책 등으로 전기 사용자가 부담해야 할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중첩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유가와 연료비는 5~6개월 시차를 두고 같은 방향으로 변한다. 특히 여름철 전기 수요가 늘어날 경우 국민들이 지불해야할 전기요금의 부담은 크게 늘 수 있다.

발전사들의 적자 상황도 심각하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남동발전은 1447억원, 서부발전은 859억원, 동서발전은 441억원, 남부발전은 74억원, 중부발전은 2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발전 5사의 적자 규모는 2848억원에 달한다.

올해 전망은 더 암울하다. 발전 공기업 5개사가 각 이사회에 보고한 예산운영계획에 따르면 올해 발전사별로 2000억~3000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이 예상된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남동발전 3500억원 ▲중부발전 2633억원 ▲남부발전 2521억원 ▲동서발전 2460억원 ▲서부발전 2308억원 등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발전 공기업 5개사가 수익성 악화를 예상한 것은 석탄 발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전력 도매가격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기후 온난화 방지를 위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당위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과도하게 빠른 속도가 문제"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산업 재편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부담을 추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부담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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