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中 업체 배 불린 韓 최대 태양광 단지, 월성 1호 발전량의 4%

2020. 4. 8.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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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면에 보도된 전남 해남군 '솔라시도' 태양광 단지의 면적은 158만㎡(약 48만평)에 달한다. 간척지에 3440억원을 들여 태양광 패널을 가득 채운 국내 최대 규모로 지난달 27일 상업 운전에 들어갔다. 황당한 것은 태양광 패널의 원료인 태양전지(셀)가 모두 중국산이라는 것이다.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국내 태양광 기초소재 업체들이 차례로 무너지고 있다는 소식은 여러 차례 보도됐지만, 국내 최대 태양광 단지를 채운 태양전지 가운데 국산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충격적이다. 정부가 원전 산업을 포기하고 태양광·풍력으로 전력을 공급하겠다더니 중국 기업들 좋은 일만 시켜준 셈이다. 국민 70%가 원자력 에너지 활용에 찬성하고, 대부분의 에너지 전문가들이 탈원전 철회를 요구해도 꿈쩍도 안 한 결과가 이렇다.

솔라시도의 설비용량은 98㎿이다. 국내 태양광의 이용률은 15% 남짓이다. 솔라시도 단지에서 1년간 생산해낼 전력은 128GWh로, 현 정부가 운영 수명이 남았는데도 폐쇄한 월성 1호기의 2015년 1년 발전량의 4%밖에 되지 않는다. 솔라시도 같은 단지를 25곳 만들어야 월성 1호기 발전량이 된다. 월성원전 단지에는 폐로 된 월성 1호기 말고도 5기의 원전이 가동 중이다. 면적으로는 솔라시도의 1.6배에 불과한데 전력 생산량은 217배다. 무엇이 친환경인가.

한수원은 2018년 6월 15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를 의결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산업부 원전산업국장과 한수원 처장들이 참석한 회의에서 월성 1호 폐쇄로 생겨난 그해 2분기 6134억원의 손실액을 대외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를 놓고 대책 회의를 가진 사실이 밝혀졌다. 산업부 국장은 "탈원전으로 적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논리를 개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조기 폐쇄를 의결한 한수원 이사회의 주된 관심은 민사 책임을 지거나 형사상 배임 처벌은 받지 않을지, 일반 국민으로부터 소송당하지는 않을지 하는 것이었다. 대통령이 자해적 탈원전 정책을 고집하는 통에 별 황당한 일들이 다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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