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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대출 연체율 29년만에 최고치…美 경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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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대출 연체율 29년만에 최고치…美 경제 '빨간불'

미 자동차 회사 포드는 지난 4일(현지시간)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3분기 판매량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포드의 F시리즈 트럭.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미 자동차 회사 포드는 지난 4일(현지시간)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3분기 판매량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포드의 F시리즈 트럭. 사진=연합뉴스
미국 국가 부채와 더불어 자동차 채무 불이행이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는 많은 미국인에게 필수 이동 수단이라 자동차가 없으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진다. 이런 필수 소비재인 자동차의 대출 채무 연체로 자동차를 원활하게 활용할 수 없다는 것은 미국 경제의 전반인 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자동차 대출 채무 불이행으로 신규 대출이 엄격해질 경우 자동차를 새로 구매하려는 수요자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연체로 신용 점수가 낮아지면, 신규 대출이 어렵거나 고금리의 이자를 내야하기 때문이다.

피치 레이팅스 데이터에 따르면, 대출 만기가 60일 이상 연체돼 신용 점수가 낮은 차주에게 적용되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자의 연체율이 9월 기준으로 6.11%로 1994년 이후 2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 점수가 낮은 차주는 높은 신용 위험 때문에,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이자율은 일반적인 자동차 대출보다 높게 책정된다.

뱅크레이트 데이터에 따르면 신용 점수가 640점 미만인 구매자는 신차와 중고차에 대해 각각 약 14.18%와 21.38%의 이자율을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평균 월 소득은 약 3000달러로, 이는 미국 전체 가구의 평균 월 소득인 6000달러의 절반에 불과하다.

높은 이자율은 생활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차를 구입하기 위해 2만 달러를 대출받을 경우, 이자율이 14.18%라면 6년 동안 매월 535달러의 이자를 지불해야 한다.이는 월 소득 3000달러를 기준으로 할 때 약 17.8%가 자동차 구매 이자로만 나가는 셈이다.
반면, 최고 신용 점수가 750점 이상인 사람들의 평균 이자율은 신차는 약 5.07%, 중고차의 경우 7.09%에 불과하다.

연준은 올해 6번의 정책 회의 중 5번 금리를 인상했다. 연말 전에 또 다른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면 신용 점수가 낮은 소비자가 고금리로 얼마나 더 큰 타격을 입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연준은 9월 말 만장일치로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이제 연말 전에 또 다른 인상이 아직 남아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연준이 완고하게 높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더 오랫동안 높은 금리를 유지한다면 자동차 대출 채무 지불에 대한 불이행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미국 경제의 건전성에 대한 지표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으며, 채무 불이행률이 증가한다는 것은 자동차 구매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자동차 제조업체, 부품 제조업체, 판매 대리점 등 자동차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자동차 공급의 감소로 인해 가격이 인상돼 소비 심리 위축을 초래한다.

결국, 자동차 대출 채무 불이행 급증은 이런 흐름을 통해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편, 미국의 다국적 소비자 신용 보고 기관인 에퀴팩스에 따르면, 미국인은 올해 현재까지 신용 카드 대출의 연체율이 3.6%에 달한다. 미국인들의 평소 평균적인 신용카드 연체율은 약 2%다. 연체율이 증가한다는 것은, 더 많은 사람이 대출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개인의 재정 상태가 악화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결국,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소득에서 신용카드 사용액, 임대료와 식료품 가격, 학자금 상환 등으로 가처분 소득이 줄어 자동차 대출 채무 불이행이 더 심화될 수 있다.

각종 지표는 고금리가 결국 일상생활의 부담으로 이어져 미국 경제 전반에 침체를 야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회 전반적인 위기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