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한국사업장이 일반차 브랜드 쉐보레의 첫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모델 ‘쉐보레 크로스오버’를 출시했다. CUV는 세단의 우수한 승차감과 SUV의 실용성을 결합한 차종을 의미한다. GM은 통상 차량 1대로 출퇴근하거나 취미생활을 즐기는 소비자들을 고려해 다양한 장점을 겸비한 CUV 모델을 쉐보레 라인업에 도입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기존 소형 SUV ‘트랙스’의 맥을 잇는 모델이다. 다만 기존 트랙스가 터프한 주행성능과 실용성에 초점 맞췄던 것에 비해 다양한 부분에서 강점을 보였다. 앞서 출시된 쉐보레 동급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비교할 때도 도심 이동에 적합한 주행성능과 편의성 등 측면에서 우위를 점했다.
트랙스·트레일블레이저와 디자인 차별화
최근 경기 일산시 일대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액티브(ACTIV) 트림을 시승했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LS, LT 등 일반적인 사양으로 구성된 등급(트림)과 함께 운행 용도에 따라 다른 디자인 요소를 각각 적용한 액티브, RS 등 4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액티브 트림은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의 하단에 비교적 넓은 형태의 디자인이 적용되고, 그릴과 스키드 플레이트(하부충격 대응 부위)에 티타늄 크롬 소재가 쓰이는 등 일부 차별화했다. 이외 구동력이나 전반적인 크기는 나머지 세 트림과 동일하다.
트랙스 크로스오버 액티브 트림(이하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실내 공간도 기존 트랙스나 트레일블레이저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크래시패드와 탑승문 내벽(도어트림)에 적용된 각종 소재와 색상, 굴곡, 형태 등이 기존 차량과 다른 구성을 보여 신차 느낌을 더욱 강조한다.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 스크린이 밀착해 운전자를 감싸듯 장착돼 있는 점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다른 차량과 구분짓는 주 요소다. 항공기 터빈을 연상시키는 모양의 1열 좌우 송풍구도 차량의 세련미를 더하는 부분이다.
가속력 양호 ‘동급 최저 배기량’ 무색할 정도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주행성능은 도심 뿐 아니라 외곽 지역을 다녀오기에 편하고 양호한 수준을 보인다. 국내 동급 모델 중 가장 적은 1.2L 배기량의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사실이 무색할 정도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3세대(젠Ⅲ) 6단 자동변속기를 함께 갖춤에 따라 최고출력 139마력, 최대토크 22.4㎏·m, 복합연비 12.3㎞/L(18인치 휠 기준) 성능을 발휘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구동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인 최고출력은 현대자동차 동급 모델인 코나의 2.0 가솔린 모델(149마력)보다 소폭 적은 수준을 보인다.
두 차량의 배기량이 0.8L 차이나는 점을 고려할 때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높은 수준의 힘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된다. GM은 차량에 저배기량의 소형 엔진과 각종 구동장치를 장착한 뒤 남는 내부 공간과 각종 장치를 효율적으로 구성해 차량 무게를 낮춤에 따라 구동력을 높였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이에 따라 정지 상태에서 출발할 때 앞으로 튕겨나가지 않고 부드럽게 달리면서도 매끄럽게 가속한다. 엔진 회전수(rpm)가 일정 수준으로 높아졌을 때 가속력이 다소 약해지지만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리기에 모자람이 없다.
대형 SUV 버금가는 방음성능 발휘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우수한 방음 성능은 특히 인상적이다. 고속도로 규정상 최고속력으로 달릴 때 노면이나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대형 SUV처럼 아득하게 들린다. 바람 가르는 소리(풍절음)가 운전석 창유리 상단에서 들리지만 불편하지 않는 수준이다. 통상 동급 모델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우수한 방음 성능을 발휘한다. 외부 소음을 반대 특성의 음파로 상쇄시키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기능이 장착된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GM이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오토홀드(autohold) 기능을 탑재한 것은 묘수다. 오토홀드는 주행 중 멈춰섰을 때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도 차가 스스로 정차한 상태를 유지하는 기능이다. 버튼 하나로 손쉽게 끄고 켤 수 있는 오토홀드는 쉐보레 차량 중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처음 장착됐다.
이는 또 한국 소비자들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혼잡한 도심에서 가다서기를 멈추는 운전 경험을 많이 하다보니 오토홀드 기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GM이 한국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실 연비, 공인수치보다 높아…가격경쟁력 ‘동급 최고’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조용하고 시원하게 달릴 뿐 아니라 양호한 연료효율을 보여준다. 일산 킨텍스에서 경기 파주시까지 35㎞ 가량 구간을 달린 뒤 연비를 측정했다. 차가 거의 없는 자유로에서 대부분 고속 주행했고 구간단속 구간에서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켜 일정 속력으로 달렸다. 앞차를 만나 종종 감속했고 시내에서는 신호를 만나 정차했다가 다시 출발했다. 이때 기록한 연비가 리터당 13.3㎞에 달했다. 공인연비보다 리터당 1.0㎞ 더 높게 나왔다. 정속 주행하면 리터당 15㎞는 거뜬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가격은 차량 매력을 구성하는 요소 중 화룡점정이다. 부가세를 포함하고 개별소비세 인하분(3.5%)을 적용한 트림별 시작가는 최저 2052만원(LS트림), 최고 2739만원(RS트림)으로 책정됐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최저가는 코나(2468만원), 셀토스(2062만원), 트레일블레이저(2571만원), XM3(1958만원) 등 동급 모델 사이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인다. 최고가는 경쟁모델 중 가장 낮다. 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기본 모델에도 차선유지보조, 후방카메라, 충돌경고, LED 램프 등 주요 사양을 탑재해 양호한 상품성을 달성했다.
위 2571만원이 아니고 2052만원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