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쯤이다. 동생이 회사 앞으로 중형승용차를 몰고 와서 키를 건넸다. 국내 D사 제품이었다. 출고된 지 2년 됐지만 새 차나 다름없었다. 가격도 출고가의 절반 이하였다. 기관장들이 애용하는 관용차와 동일 모델이었다. 후륜 구동인 데다 당시 타고 다니던 준중형에 견줘 실내 크기나 승차감에서 비할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 운전대를 끝까지 돌리니 덜거덕거렸다. 등속조인트를 비롯한 각종 조향장치 고장이었다. 비가 온 뒤 아침에 차 문을 여니 뒷좌석에 물이 흥건했다. 기가 막혔다. 카센터에 가서 점검을 하니 하부를 잘라낸 뒤 용접한 자국이 보였다. 차량 외부의 물이 이음매 틈새로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주행 중 시동 꺼짐은 다반사였다.
수리 비용은 중고차 구입비 이상 들어갔다. 폐차해야 할 승용차를 되판 것이다. 동생이 사준 차여서 속만 끓였다. 중고차 매매상은 동생의 지인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동생은 그와 인연을 끊었다. 인생살이에서 개인 주치의만큼이나 중요한 사람을 들라면 중고차 매매 전문가와 카센터 사장이다. 호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로선 중고차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침수됐거나 대파된 차량을 구매해선 곤란하다.
얼마 전 인천에선 중고차를 샀던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조사 결과 미등록 중고차 판매업체 직원이 차를 싸게 판다며 속인 뒤 시가 200만원짜리 차량을 무려 700만원에 강매했다고 한다. 온몸에 문신한 판매업체 직원이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협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자주 쓰는 수법은 인터넷에 값싼 미끼 매물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고객에게 "이미 팔렸다"고 발뺌하고는 다른 차량을 고가로 강매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협박과 폭력을 일삼는 것은 다반사라고 한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중고차 매매시장에 진입하려고 했다. 정부에선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이라며 막고 있다. 중고차 구매 고객을 보호하고 양심적인 중고차 매매상의 업권(業權)도 보장하는 묘수는 없을까.
수리 비용은 중고차 구입비 이상 들어갔다. 폐차해야 할 승용차를 되판 것이다. 동생이 사준 차여서 속만 끓였다. 중고차 매매상은 동생의 지인이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동생은 그와 인연을 끊었다. 인생살이에서 개인 주치의만큼이나 중요한 사람을 들라면 중고차 매매 전문가와 카센터 사장이다. 호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로선 중고차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침수됐거나 대파된 차량을 구매해선 곤란하다.
얼마 전 인천에선 중고차를 샀던 60대 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조사 결과 미등록 중고차 판매업체 직원이 차를 싸게 판다며 속인 뒤 시가 200만원짜리 차량을 무려 700만원에 강매했다고 한다. 온몸에 문신한 판매업체 직원이 이리저리 끌고 다니면서 협박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이 자주 쓰는 수법은 인터넷에 값싼 미끼 매물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고객에게 "이미 팔렸다"고 발뺌하고는 다른 차량을 고가로 강매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협박과 폭력을 일삼는 것은 다반사라고 한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가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중고차 매매시장에 진입하려고 했다. 정부에선 중고차 매매업이 ‘중소기업 적합 업종’이라며 막고 있다. 중고차 구매 고객을 보호하고 양심적인 중고차 매매상의 업권(業權)도 보장하는 묘수는 없을까.
장용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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