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대한경제=홍샛별 기자] 지난해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은행권 오토론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은행들이 오토론 상품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억눌렸던 소비가 풀리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대폭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오토론 판매 잔액 합계는 총 5조28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5조100억원) 대비 5.6%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오토론 상품의 특성상 만기가 짧기 때문에 상환도 빠르게 진행되는 편”이라며 “잔액이 늘어난 것과 비교해 최근 오토론 판매 취급액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토론이 다시 늘어나는 건 자동차 판매 실적의 영향이다.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량은 지난 4월까지 9만7486대로 전년 대비 25.6%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국내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6.7% 늘어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비가 제약된데 따라, 올해에는 억눌린 소비가 터져 나오는 ‘펜트업(Pent-up)’ 효과가 극대화될 전망이다.
앞으로도 오토론 실적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게 은행권 분석이다. 특히 은행권 오토론 상품의 경우 기존 캐피탈 업계와 비교해 금리가 저렴하다. 이 때문에 캐피탈사로 몰렸던 대출고객 가운데 일부는 빠르게 은행권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은행권 오토론 상품은 SGI서울보증보험 보증서를 통해 취급되기 때문에, 대부분 2∼3%대의 저금리 상품이다. 캐피탈사의 오토론 상품이 5∼7%대인 것과 비교하면 3∼5%포인트나 저렴하다. 다만 은행권에서 대출이 가능한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상품 취급이 제한된다.
은행 간 오토론 상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은행들은 다양한 이벤트와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NH농협은행은 ‘NH간편오토론’에 대해 전기차 구매시 0.3%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신설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앱에서 전기차 가격을 비교 및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와 함께 친환경 차량 전용 대출상품 ‘그린마이카’ 대출한도와 금리도 조회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 하나은행은 자동차 경매 전문기업과 함께 개인 간 중고차 직거래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연내 친환경차에 대해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줄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ESG경영과 맞물려 친환경 소비차와 연계해 오토론 판매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다만 오토론이 가계대출로 잡히기 때문에 대출한도가 넉넉하지 않은 점이 다소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홍샛별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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