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래차는 세계 몇 등? 한국은행이 데이터로 봤더니

서영민 입력 2021. 6. 14. 12:01 수정 2021. 6. 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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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간 주행거리 16,000km 이하 중형차 운전자는 차량 공유가 이득

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중형차의 경우 연간 주행거리가 16,000km가 안 되면 자가 소유 대비 공유 차량이 더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대형차는 24,500km 미만이라면 그렇다.(유럽 기준)

우리나라에 적용해 본다면 영업 목적이 아닌 대부분의 운전자가 포함될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2025년 즈음이면 누적 운행 거리의 경우 공유 서비스 차량이 개인 소유 차량을 능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 시장은 전례 없는 변화를 겪을 것이다. 특히 향후 10년 자동차 시장은 파괴적 변화를 겪을 것이다. 안정적 성장을 했던 지난 100년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변화다. 한국은행은 그 핵심 키워드를 '빅블러'로 제시한다.

한국은행은 빅블러가 'AI-빅데이터 등 첨단 ICT를 통해서 기존 제품들이 디지털화되는 과정'이라고 본다. 서로 다른 제품 간의 디지털 컨버전스가 일어나 '네트워크화'가 진행된다. 궁극적으로 다양한 분야 산업이 융·복합돼 산업간 경계가 점차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 미래차의 네 범주 : 전기차· 자율주행차·공유차·커넥티드카

미래에는 도심 주차장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주차를 위해 각 건물에서, 기업에서 마련해놓은 주차장은 다른 의미에서 '비효율적으로 활용된 공간'이다. 좀 더 생산적 용도로 대체될 것이다.

도로의 폭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현재의 도로가 인간의 인지능력을 기준으로 구축됐지만, 자율주행의 시대 기계에는 도로가 '너무 넓어 보일 것'이기 때문이다. 도로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신호등도 간소화될 것이다. 교통시스템이 지능화되면서 시스템을 통해 차량 흐름이 더 원활하고 간소화될 것이다. 지금의 신호등과는 전혀 다른 신호체계가 나타날 것이다.

이건 다 미래차가 '전기차', '자율주행차', '공유차', '커넥티드카'를 의미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변화다. 한국은행은 블룸버그 등 각종 미디어와 연구기관 데이터를 종합해 글로벌 미래차 시장이 향후 10년 이 네 분야에서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다.


■ 대한민국 수준은? 하드웨어 안정적 …완성차 공급 5위, 배터리 2위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는 산업적으로 가장 파급효과가 큰 산업이다. 전후방 효과가 매우 큰 주력산업이다. 전체 제조업의 10%이며, 고용은 11.5%를 책임진다. 고용유발계수가 반도체나 석유화학, 철강보다 현저히 높고, 국산 투입률도 가장 높다. (70% 수준) 부가가치나 생산 유발계수도 높다.

전기차 생산량은 연평균 20% 성장한다. 10년 안에 87만 대 수준까지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2020년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은 5.4%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주요국의 전기차 경쟁력 비교다. 한은은 산업경쟁력(공급)수준 기준으로 중국,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5위 정도라고 평가한다.

도표에 놓고 보면 흥미로운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산업경쟁력이 있는 수준으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나라가 아직은 많지 않은 것이다. 중국이 가장 많고 우리나라 바로 뒤에 프랑스가 있다. 현재로서는 그 외 다른 경쟁국이 보이지 않는다. 전기차 시장의 산업 경쟁은 이 여섯 나라 사이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배터리 시장 경쟁국은 단 세 나라에 불과하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해 전년 대비 급격한 성장을 이뤄 1위인 중국을 바짝 추격하는 배터리 생산 국가가 되었다.


■ 제도적 부분 다소 미흡…자율주행, 공유차 규제 등이 과제

자율주행의 경우 우리나라도 원천기술 확보나 관련 법령 개선 등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다. 특히 자동차, 정보통신 기술 등 자율주행 관련 기반 산업이 우수하므로 환경도 유리하다.

다만 자율주행차 규제 정도나 관련 법 제도 정비 등 정책 입법 요소는 상대적으로 느리다. 인프라 도입 수준은 주요 30개국 가운데 7위, 소비자 수용성도 높지 않은 편이다. 이를 1위인 싱가포르나, 자율주행 상용화에 가장 다가간 미국과 비교해보면 아래와 같다.

다만 차량 공유의 경우 국내는 법적 규제 및 기존 업계의 반발 등으로 인해 초단기 차량 임대 서비스인 자동차 공유 위주라는 게 한국은행 설명이다. 카카오카풀은 기존 업계와의 갈등으로, 타다는 금지법의 국회 통과로 사업이 중지되었다. 플랫폼 택시 정도가 현재 대안이다.

■ 패러다임의 전환, '빅블러'의 시대 한국 자동차는 승자가 될 수 있을까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저물고 있다. 기계적으로는 한결 단순한 구조의 전기차가, 소프트웨어에 의해 스스로 움직이는 시대가 오고 있다. 경제적으로만 보면 더는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는 시대이고, 자동차는 이동 수단이 아니라 업무와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거듭난다.

파괴적 혁신의 시대에 도태는 곧 시장 퇴출을 의미할 수 있다. 한국의 자동차는 승자가 될 수 있을까.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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