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이 소상공인 생명줄인데”…LPG차 보조금 끊길 판

정유정 기자(utoori@mk.co.kr) 2023. 11. 14. 06: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현기차, 경유트럭 단종에 LPG트럭 신모델 출시
LPG 화물차 보조금은 연말 일몰돼 정책 엇박자
소상공인·화물업계 “LPG 보조금 연장해 달라”
기아 봉고3 2020년형 [사진 출처=기아]
내년부터 경유 1t 트럭 신규 등록이 금지됨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가 경유 1t 트럭 단종을 결정하고 내달 신규 액화석유가스(LPG) 트럭을 출시할 예정인 가운데 LPG 화물차 구매 보조금이 올해 연말 일몰을 앞두고 있어 소상공인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화물차를 구입하면 보조금을 지급해 왔는데,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화물차의 친환경 연료 전환이 더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물차업계는 LPG 신차 구입을 위한 보조금 지급 연장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내달부터 출력이 대폭 향상된 2.5L LPG 직분사 터보 엔진(T-LPDi)을 탑재한 트럭을 양산할 예정이다. 해당 엔진은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3 모델에 적용된다. 현대차·기아는 1t 트럭 주력 모델인 포터와 봉고의 디젤 엔진 생산을 종료하면서 신규 LPG 트럭을 출시한다.

디젤 1t 트럭 단종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대기환경개선특별법 때문이다. 법령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대기관리권역 내 소형 택배차와 어린이 통학버스의 신규 경유차 등록이 금지된다. 대신 전기차 또는 LPG 차 등 친환경차는 허용한다. 노후 경유차를 퇴출하고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LPG 차량은 미세먼지 배출량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NOx) 배출량도 경유차의 93분의 1에 불과해 디젤 트럭을 대체할 친환경 화물차로 주목받고 있다. 내달 출시되는 LPG 1t 트럭은 3종 저공해차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LPG 화물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 정책은 연말 일몰된다. 유일한 LPG 1t 트럭 모델이었던 기아 봉고3 LPi 모델이 지난해 말 단종돼 그간 구매할 차량이 거의 없다가 1년 여만에 신차가 나오지만 지원 정책은 없어져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 사업’은 경유차를 폐차하고 LPG 화물차를 구입하면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소형 화물차를 친환경차로 교체해 미세먼지를 줄이고, 친환경 신차 전환이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기 위한 정책이다. 친환경 화물차 구입 시 초기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자영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어 왔다. 2019년 보조금 400만원으로 시작된 후 지난해 200만원, 올해 100만원으로 보조금이 지속 축소돼오다 올 연말 종료 예정이다.

소상공인 단체와 화물업계는 LPG 화물차 보조금 지원사업을 연장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하고 나섰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기획재정부·환경부 등 정부 부처 및 각 정당에 보낸 건의문에서 “정부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저감 정책에 따라 경유 1t 트럭이 단종되는 상황에서 LPG 화물차에 대한 지원사업을 성급히 종료하는 것은 소상공인에게 과도한 경제적 부담을 가중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며 “당초 발표한 바대로 LPG 화물차 지원사업을 2025년까지 지속하고 보조금도 정책 시행 초기의 400만원으로 상향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국화물차운송사업연합회, 전국개인중대형화물차운송사업연합회, 전국개인소형화물차운송사업연합회 등 화물업계 3개 단체는 최근 국회에 제출한 건의문에서 “화물업계는 만성적인 저운임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어 차량 교체 여력이 없는 실정”이라며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부응할 수 있도록 LPG 화물차에 대한 지원 정책을 연장하고, 기존 경유 화물차와의 차액분 이상으로 보조금을 지급해 달라”고 밝혔다.

LPG 화물차 사업은 화물차 지원사업 중 유일하게 경유차 폐차를 전제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폐지될 경우 화물차의 친환경 연료 전환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에 출시되는 신형 LPG 1t트럭은 부품 추가 등 차량 성능 개선 작업으로 인해 가격이 200만원가량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보조금 사업이 종료되면 신차 대신 중고 경유 트럭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개인소형화물차운송사업연합회 관계자는 “LPG 화물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을 없애면 중고 경유 화물차를 선택하는 운전자가 다시 늘어날 수밖에 없어 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에 역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 1t 트럭은 주행가능거리가 211km로 짧아 1일 주행거리가 긴 용달업계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규 출시되는 LPG 직분사(LPDi) 엔진은 고압 액체 상태의 LPG를 엔진 연소실에 직접 분사하는 4세대 방식이다. 기존 3세대 LPG 액상분사(LPi) 엔진에 터보차저를 적용하고 배기량을 높여 출력과 효율을 대폭 향상했다. 2.5 T-LPDi 1t 트럭은 최대출력 159마력(ps)으로 동급 디젤 트럭(135ps) 대비 우수하며, 토크도 기존 LPi 엔진보다 크게 향상돼 디젤 트럭과 동등한 수준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