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도 없는데…현대차보다 높은 기아 영업이익률

박영국 2023. 10.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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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현대차보다 영업이익률 2~3%p씩 앞서
제품믹스 우위…기아 SUV 비중이 현대차 SUV+제네시스 비중보다 높아
기아 '더 뉴 쏘렌토'(왼쪽)와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 ⓒ기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나란히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동생 격인 기아가 수익성 측면에서는 형님 현대차를 압도하고 있어 관심이다. 현대차가 고가 라인업을 갖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하고 있는 반면, 기아는 대중차 브랜드로만 승부한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의 결과다.

27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올 3분기 현대차는 41조27억원의 매출과 3조821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9.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는 25조5454억원의 매출과 2조865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은 11.2%를 나타냈다.

제조기업으로서 10% 내외의 영업이익률을 내는 것만으로도 두 회사 모두 상당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지만, 같은 완성차 계열사끼리 2%포인트에 가까운 격차를 보이는 것은 의외다.

이는 3분기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현대차가 9.5%, 기아가 12.1%였고, 2분기에는 각각 10.0%, 13.0%로 격차가 더 컸다.

지난해 연간으로 봐도 현대차의 영업이익률은 6.9%로 기아가 기록한 8.4%에 못 미쳤다. 지난해는 두 회사 모두 3분기 판매보증충당금 설정으로 영업이익이 깎이면서 올해에 비해 이익률이 낮았다.

현대차, 기아 영업이익률 비교. ⓒ데일리안(자료, 각사)

자동차 부문이 전부인 기아와 달리 현대차는 금융 및 기타 사업부문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감안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현대차의 3분기 부문별 실적을 살펴보면 금융‧기타 부문을 제외한 자동차 부문 매출액은 32조3120억원, 영업이익은 3조950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9.6%다. 전체 실적보다는 조금 높지만 여전히 기아에 크게 못 미친다.

두 회사는 같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등 같은 차급이면 상당수의 부품을 공유한다. 이 때문에 현대차의 연구개발(R&D) 역량을 기아가 활용하면서 수혜를 보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대‧기아의 R&D 조직은 김용화 연구개발본부장(CTO)을 중심으로 통합돼 있고, 남양연구소를 비롯한 R&D 시설도 공동으로 운영한다. R&D 비용도 공동 부담한다.

올 상반기 현대차는 연구개발비로 1조6633억원을 썼다. 기아는 1조1624억원을 연구개발비에 사용했다. 금액은 현대차가 더 많지만 매출 대비 비중은 기아가 2.3%로 현대차(2.1%)보다 더 높다. 재무적 요인이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 차이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는 셈이다.

현대차 3분기 차급별 판매비중. ⓒ현대차
기아 3분기 차급별 판매비중. ⓒ기아

업계에서는 차량 믹스 측면에서 기아가 더 유리한 구조라는 점이 영업이익률 우위의 비결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3분기를 비롯, 그동안의 실적발표에서 호실적의 배경으로 고급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를 중심으로 한 ‘제품 믹스 개선’을 꼽았다. 가격이 높은 고부가가치 차량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도 좋아졌다는 것이다.

제품 믹스 측면에서 일견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보유한 현대차가 유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차종별 비중을 살펴보면 그렇지도 않다.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6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실적 호조의 배경 중 하나로 제품 믹스 개선을 제시하면서 “SUV와 제네시스 판매 비중이 크게 증가해 각각 54.7%와 5.1%를 달성했고, 이는 전체 판매 비중의 60%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의 SUV 비중은 50.6%, 제네시스 비중은 4.9%였는데, 이에 비하면 비싼차 비중이 높아지긴 했다.

하지만 기아의 제품 믹스는 더 좋다. 3분기 기아의 SUV 판매비중은 68.7%에 달했다. 현대차의 SUV와 제네시스 브랜드를 합친 것보다도 훨씬 높다.

기아는 앞으로도 SUV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성국 기아 IR담당 상무는 2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UV 믹스가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지난해 3분기 66.5%에서 올 3분기 68.7%까지 올라왔고, 4분기엔 70%에 근접하는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세단 비중이 높은데다, 세단조차도 고가인 제네시스는 아직 해외 시장에서는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다. 다만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인지도가 올라가고 있고,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라인업 확대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노력을 통해 현대차 내 제네시스 비중이 두 자릿수까지 올라가야 영업이익률 상승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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