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도요타 미니밴 알파드 |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안락한 뒷좌석…불쾌한 소음 ‘제로’

고성민 조선비즈 기자 2023. 10. 23.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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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알파드 외관. 사진 고성민 기자

도요타가 1억원에 가까운 고급 미니밴 알파드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번에 나온 알파드는 4세대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이다. 알파드를 시승해 보니 VIP(귀빈) 의전에 특화된 차로 느껴졌다.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 같은 2열 시트가 특징이다.

역동적인 외관…일본에선 車 사려면 1년 기다려야

도요타는 2002년 1세대 알파드를 출시했지만, 이 차를 국내에 선보이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9920만원의 고가에도 사전 계약이 500대를 넘으며 올해 출고 물량을 초과했다. 일본에선 정치인과 연예인이 애용하는 차로 유명하다. 가족용 차로도 인기가 많아, 일본에서 알파드를 사려면 1년을 기다려야 한다.

차체는 전장(차 길이) 5005㎜, 전폭(차 너비) 1850㎜, 전고(차 높이) 1950㎜다. 휠베이스(앞바퀴 중앙과 뒷바퀴 중앙 사이의 거리)는 3000㎜다.

미니밴답게 전고가 높다. 실내 높이만 1400㎜다. 세단의 전고가 통상 1400㎜ 안팎이다. 덕분에 승하차가 편리하고 2열 좌석에 앉았을 때 헤드룸(머리 위 공간)이 상당히 넉넉한 편이다. 알파드 개발을 총괄한 요시오카 켄이치 도요타 수석 엔지니어는 “실내 높이 1400㎜는 고급 미니밴의 목숨과도 같다”고 말했다.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직사각형이다. 전면과 측면이 강렬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앞을 꽉 채울 만큼 거대하다. 그릴 내부는 일본 무사의 갑옷처럼 강인한 형상으로 디자인했다. 측면은 굴곡진 선이 여럿이라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도요타는 ‘당장 돌진할 듯한 황소’ 이미지를 구현했다고 설명한다.

도요타 알파드 내부. 사진 고성민 기자

전용기 탑승한 듯 안락한 뒷좌석…1열은 아쉬워

알파드는 의전 차 성격이 짙다는 점에서 도요타는 이번 시승 구간을 독특하게 구성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가평 아난티코드까지 왕복 약 100㎞ 구간은 운전대를 잡지 않고 2열에 앉았다. 가평에서 원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약 140㎞ 구간은 운전했다.

2열에 앉으니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에 탑승한 듯했다. 2열 시트 각각에 스마트폰 형태의 무선 컨트롤러가 제공된다. 운전석 뒤편 탑승객과 조수석 뒤편 탑승객은 각자 취향대로 머리 위 독서 등을 켜고 끄거나, 창문 햇빛 가리개를 여닫을 수 있다. 컨트롤러를 통해 차내 조명, 공조 장치, 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고, 선루프도 왼쪽 또는 오른쪽 절반만 개폐할 수 있다. 암레스트(팔 지지대)에서 테이블을 꺼내 업무를 볼 수 있다.

시트 착좌감만 보면 소파에 앉은 것처럼 푹신해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보다 안락하다. 시트 표면은 나파 천연가죽이다. 시트를 뒤로 젖혀 전신 근육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무중력 자세로 기댈 수 있는데, 누워 있는 것처럼 편안했다. 2열 시트는 마사지 기능도 지원한다.

2열에선 이동 도중 불쾌한 진동이나 소음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도요타는 노면에서 시트로 전달되는 진동을 차단하는 구조를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도요타 최초로 시트에 방진 고무와 저반발 우레탄 소재 등을 적용했다. 또 차체 강성을 기존 모델보다 50% 높였고, 노면에서 받는 주파수에 맞춰 진동을 흡수하는 주파수 감응형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이동 도중 몸이 편안한 것만 따지면 ‘회장님 차’로 유명한 여러 고급 세단보다 우세해 보였다.

운전대를 잡고 차를 몰아 보니 컴퓨터를 켤 때 내부 팬이 거칠게 돌아가는 듯한 엔진음이 가속 상황에서 꽤 크게 들렸다. 2열에 앉았을 땐 거의 들리지 않았는데, 보닛과 가까운 운전석에선 거친 엔진음이 자주 귀를 파고들어 아쉬웠다. 장점은 매끄럽게 달린다는 점이다. 조타 정확도가 뛰어나 큰 차체에서 짐작되는 거동보다 동작이 훨씬 부드럽다. 가속이 강력한 차는 아니지만, 답답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하이브리드 엔진으로 복합 연비 13.5㎞/L 구현

알파드는 2.5L 직병렬 하이브리드 엔진을 탑재했다. 저속부터 충분한 토크를 발휘하는 2.5L 앳킨슨 사이클 엔진에 강력한 출력의 전기 모터, 바이폴라 니켈-수소 방식의 배터리가 결합됐다. 시스템 최고 출력 250마력, 최대 토크 24.4㎏·m를 발휘한다. 무단 자동 변속기(e-CVT)와 조합해 주행 중 엔진과 모터가 전환할 때 변속 충격이 적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공식 수치가 발표되지 않았는데, 켄이치 수석 엔지니어는 “9초 전후”라고 말했다. 복합 연비는 13.5㎞/L다.

알파드는 사륜구동으로 움직인다. 하이브리드에 최적화된 도요타의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 ‘이-포(E-Four)’를 장착했다. 이-포 시스템은 필요할 때만 후륜 모터를 통해 뒷바퀴를 구동한다. 전륜과 후륜 구동력을 100 대 0부터 20 대 80까지 자동으로 배분한다. 빗길이나 거친 노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주행 안정성을 높여준다.

실내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중앙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또 2열 오버헤드 콘솔부에는 14인치 대형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다. 2열 탑승객은 유튜브를 비롯해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시청할 수 있다. HDMI나 스마트폰 미라캐스트(Miracast)를 이용해 외부 기기와 연결할 수도 있다. 15개의 스피커와 12채널 앰프로 구성된 JBL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장착했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지원한다. 거대한 중앙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이고 가시성이 좋은데, 기어노브(운전대) 주변 디자인은 신차치고는 좀 구식이라 아쉽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한다. 애플 카플레이의 경우 무선으로도 연결할 수 있다.

주행 모드는 ‘에코’와 ‘노멀’ 등 두 가지로 구성된다. 의전 차로서의 정체성에 맞게 역동적인 주행을 강조하는 ‘스포츠’ 모드가 없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에코 모드와 노멀 모드의 주행감 차이는 거의 느끼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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