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미국 완성차 업체 회사인 제네럴모터스(GM)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7일 CNBC에 따르면 중국기업과의 합작사를 포함한 GM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5%에서 지난해 9.8%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GM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10% 이하로 떨어진 건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실적이 급격히 하락한 것은 세제 혜택 등으로 인한 경쟁력 상실과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맞물린 결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그간 자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며 완성체 산업을 육성해왔다. 또한 지방 정부들은 앞다퉈 현지 생산 자동차에 대한 구매 보조금 지원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폴 제이콥슨 GM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중국 실적에서 GM의 입지가 좁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현재의 중국 시장에서의 일시적인 매출 하락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당국의 정책으로 인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포드와 스텔란티스 등 여타 글로벌 업체들도 고전을 면치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포드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5년과 2016년 4.8%를 기록했지만 2019년 이후에는 약 2%대로 추락했다.

스텔란티스는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와의 합작 법인을 파산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현지 생산 시설을 철수하기로 했다. 지난 4년간 중국에서 광저우 자동차 그룹과 세운 합작벤처인 GAC 피아트 크라이슬러의 자동차 판매 매수는 지속적으로 급감했다. 2021년 판매량은 2만396대에 그쳐 2020년에 비해 50%나 줄었다. 지난해 판매 대수는 2000대가 채 되지 않는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에서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가격 할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BMW는 광저우에서 i3 전기차 가격을 1만2000달러 가까이 할인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은 내달 말까지 가솔린과 전기차 모델 20종의 가격을 낮추기로 했다.

CNBC는 "미국의 자동차 회사들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미 당국의 조치로 인해 혜택을 누릴 동안 중국의 기업들은 자국 시장에서 계속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며 미·중 갈등 격화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실적 부진은 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