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화물차 보조금 삭감.."소상공인 어쩌나"
LPG 화물차, 노후 경유차 등 대체
2022년, 지원금액 200만원 삭감
"소상공인의 어려움 외면한 처사"
신차 구매 부담..경유차 확산 우려
미세먼지 저감 정책 역행 가능성도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발이 되어주는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을 축소하기로 결정하면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022년, LPG 화물차 보조금 삭감·축소
환경부는 운행 경유차 배출가스 저감 사업의 일환으로, 경유차를 폐차하고 친환경 LPG 화물차를 신차로 구입하면 4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을 2019년부터 시행 중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생계형 차량인 소형 화물차(1톤 트럭 및 밴형 화물차)를 구입할 때 초기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올해 정부 지원물량 2만대 중 1만3000여 대가 이미 신청 완료될 정도로 자영업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가 내년도(2022년) 지원금액을 현행 400만 원의 절반 수준인 200만 원으로 삭감하고, 지원 규모도 2만5000대에서 대폭 삭감한 1만5000대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지원해주지는 못할망정 생계를 위해 뛰는 그들의 발을 묶는 처사라는 비판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생업을 위해 화물차 이용이 필수적인 소상공인들에게 화물차 구입 보조금은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이었는데, 갑작스런 축소 방침은 부당하다”며 “코로나 장기화로 힘들어하는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외면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전국용달화물차운송사업연합회는 “코로나19로 경제적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화물차를 구매해야하는 용달사업자에게 화물차 구입 보조금은 경제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데, 이를 축소하는 것은 사업자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어 생계에 매우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신차 구매에 대한 부담으로 기존 경유차를 그대로 타거나 중고 경유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전체 화물차의 70%는 1톤 이하 소형화물차다. 특히 2019년까지의 현황을 보면 소형 화물차 연간 판매량 15만대 중 98%가 경유차다. 영업 환경 특성상 저속 주행, 잦은 주정차 및 공회전 등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골목길 미세먼지 공장’으로 불린다. 친환경차로의 대체가 시급한 이유다.
경유 화물차를 LPG나 전기 등의 친환경차로 대체하기 위한 구입 보조금 정책을 추진한 결과, 경유 화물차의 판매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78% 수준까지 낮아졌다.
특히 LPG 화물차는 기존 경유차 폐차를 전제 조건으로 하고 있어, 조기폐차 대상자의 사업 참여율이 74%에 이르는 등 경유차 대체 효과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LPG화물차 지원사업 신청자 7742명 중 조기폐차 차량 소유자는 5696명이다.
또한 LPG차는 미세먼지(PM10) 배출량이 아주 적고, 질소산화물 배출량(0.005)도 경유 화물차(0.036)의 93분의 1에 불과하다. 특히 실제 주행 환경과 비슷한 실외도로시험에서 경유차의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LPG차의 9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국립환경과학원)됐다.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경유차 재구매 억제를 위해 도입했던 LPG 보조금 정책을 축소하는 것은 다시 경유 화물차가 늘어나는 결과를 낳아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에 역행하게 된다는 것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소상공인들에게 인기인 화물밴의 경우 경유와 LPG만 출시되고 있기 때문에 LPG 보조금을 축소하면 경유차의 판매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화물밴은 연간 3만대 가량 판매되고 있는데 스타리아 카고모델 가격을 보면 LPG 2842만 원, 경유 2872만 원으로 가격 차이는 30만 원에 불과하다.
환경부는 1톤 LPG 화물차 가격(1559, 기아 봉고3)이 경유 화물차(1805) 가격보다 낮기 때문에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연료 효율성을 따져보면 경유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으며, 전기 화물차가 대중화되기 전까지는 LPG 화물차로 보완하며 공존하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것이 소상공인 단체들의 주장이다.
한국화원협동조합연합회는 “업종 특성상 화물차 구매가 필수적인데, 전기차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LPG 화물차 지원금을 축소하면 경제적 부담이 매우 커진다. 경유 화물차와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연비 등을 고려해 경유 화물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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